'하객 여러분 곧, 신랑ㅇㅇㅇ군과 신부xxx양의 결혼식을 거행하겠사오니 모두 예식장으로 입장....'
안가, 안가
안봐, 안봐.....
어차피 결혼식두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누구하나 동요하는 하객들 하나 없다.
우리들끼리 그동안의 못다한 얘기들 끝마칠 때까지 대화는 이어진다.
그래봐야 영양가 있는 대화는 하나두 없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요즘같은 장기불황속에서도 모두들 브르주아(?) 생활하는 사람들 밖에 없다.
월급이 너무 박해서..... 겨우 400만원 받아가지구 생활이 빡빡....
동남아에 골프여행을 갔다왔는데...
지금 타구 댕기는 차가 너무 질려서 다음달에 그랜져로 알아보구....
빙신들......
나두 한몫 거든다.
"야, 너두 이젠 나이가 있는데 장가 가야지...."
형 한분이 나에게 그러한 말을 건네왔다.
"저요? 저는 천지개벽이 돌아서 어떤 또라이가 쿠데타든, 혁명을 일으켜 세상 확 뒤집어서 악법이 없어지지 않는이상 장가가기 글렀어요"
"뭔소리냐?"
"대한민국 법치국가에 명시하구 있는 '일부일처제', 이 악법때문에..... 이노무게 나 요하를 숭배하는 요하교(敎)의 수많은 여신도들 중에
법을 어기지 않으려구 딱 한명만 골라봐.... 선택받지 몬한 그 수많은 여자들의 불행을 나보구 어찌 해결하라구...."
"이런 빙신.... 똥 싸서 뭉개는 소리 하구 자빠졌네"
"어이구.... 니네 아버지가 호적에서 니 이름 판대더라 임마, 하두 챙피해서"
"....병든자여 쟤에게 가라......"
나의 이바구에 날아간 화살이 부메랑 되어 내앞에 폭탄으로 떨어진다.
겨우겨우 그로기상태로 방어전을 치루는 상대는 그래도 내가 형이라구 말을 내뱉지는 못하고 피식 썩소를 날리며 웃는 후배다.
"어쭈 웃어?웃어? 웃겨? 니 마이 컸다.옛날 같으면 보이지두 않던넘이....."
"잔솔백이 그만두고, 가서 식권이나 받아와라 배고프다"
"아니 형, 그래두 내가 서열이 있지 밑에 이렇게 애들두고 내가 식권까지 챙기야요?"
"너~!"
"옙~!"
화려한 샹드리제. 빨간 양탄자, 화려한 고(古)풍의 인테리어
엄숙한 결혼식에 맞춤형, 딱 어울리는 주례사다. 대머리아저씨....
소리가 갈라져서 잘 들리지는 않지만 대강대강 한마디씩 귀에 들어온다.
'.....검은머리.. 파뿌리.... 아내로써.....남편으로써.... 섬기고...... 가장으로써... 책임과... 사랑....'
1분?.... 2분?....
여러명 모여있던 우리멤버들 이미 결론이 났다.
"어여 밥먹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