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카페는 고즈넉했다. 준수는 효석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선화씨는 어때?”
“그대로야.”
준수가 안타까운 듯이 말했다.
“정말 선화씨랑 결혼할 거니?”
“응. 그 아름다운 마음을 지켜주고 싶어. 나라면 그런 상황에 도저히 그렇게 하지 못했을 거야. 난 그런 사람들 때문에 살아난 사람인데도.”
“왠지 안심이 된다.”
“응?”
“사실 니가 선화씨를 떠나면 내가 선화씨를 지켜 주려고 했어. 자기 생명을 희생해 가며 한 생명을 구해낸 사람을 지켜줄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세상은 말이 안 되잖아?”
효석의 핸드폰이 울렸다. 효석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더니 끊었다.
“또 사건이야. 정말 기자도 할 게 못 된다니까.”
효석이 떠나자 준수는 효석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효석의 말이 맞았다. 자신의 생명을 바쳐가며 한 생명을 구해 낸 사람을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세상은 이미 세상이 아니었다. 준수는 다시 한 번 평생을 선화와 같이 하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