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차가 움직인다.
왠지.... 어색하다.
복잡한 길을 빠져나오면서 한마디 말이없다.
차라리 나혼자 차를 몰고 있었다면 말 많이 중얼거리기라도 했을거다.
'쓰바아~ 여기는 왜 항시 이렇게 막혀, 저새끼는 여기서도 끼어들구 지랄이네.' 라든지 뭐 입이 심심하지 않게...
하지만 오늘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신한(?) 이미지관리가 선행되고 있다.
복잡한 좁은길을 빠져나오면서 옆자리의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그녀도 어색한지 휴대폰만 만지작 거린다.
"안전벨트 하세요"
"예?.... 아, 예에~"
"......"
또다시 침묵.
아이씨~ 모야~
어색함을 빨리 없에야 한다.
그래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카라미용실......"
"?????"
"혹시 '카라'가 뭔지 알아요?"
"카라요? 그룹이름 아닌가요? "
"오~ 카라라고 하는 그룹이 있나보죠? 난 손담비 밖에 몰라서..."
"손담비는 그룹 아닌데..."
"......"
괜히 말 꺼냈다.
"내가 의도했던 대답은 무슨 그룹말고 다른거걸랑요"
"어떤, 뭐..... 혹시 꽃이름, 그런거요?"
"아, 네에 카라라는 꽃 아시는구나"
"안그래도 미용실 자주가는데 거기 언니에게 여쭤 봤었거든요 카라가 무슨 뜻이냐구 그러니까 꽃이름이라고
알려주더라구요. 근데, 꽃에 대해서 많이 아시나 보네요"
"아니요 꽃하구는 전혀 안 친하죠... 단지, 미용실 간판 때문에 '카라'라고 하는 영화가 언뜻 생각이나서....
혹시 봤어요? 송승헌하고 김현주 나오는 영화인데"
"어? 저 송승헌 엄청 좋아해서 송승헌 나오는 영화하구 드라마는 거의 다 보는데 그런 영화제목은 처음 듣는데요?"
"당연하죠, 완전 허접으로 만들어놓은 개똥....."
괜히 빙신같은 표현을 써버렸다. 개똥이라니....
"....같은 영화였으니까. 흐지부지 사장 되어버린 영화지요 뭐"
"그래두... 내용이 어떻게 되는데요?"
"내용요? 일단 내용은, 먼저 컴퓨터를 켜고, 다음엔 인터넷을 접속해서 키보드로 검색창에 '영, 화, 카, 라,' 를 쳐보세요.
그리고 내용을 눈으로 쳐보세 하하...."
드디어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래 나에게는 조신함보다는 이게 더 어울린다.
"동감이라는 영화 봤지요? 전지현나오는 영화의 '시월애'라든지.. '시간을 초월한 사랑' , 그런내용이에요
내가 눈여겨 보던 여자가 투신자살을 하는데 조금의 시간만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자살을 막아낼 수 있었을거라는 자책감 같은걸
갖고있는 남자주인공이 엘리베이터에서 문이 땅 열리고 나니까 진짜루 시간이 되돌려져 있구.... 뭐 그런내용.... 이였을걸요
나두 본지 하두 오래된 내용이라....그리고 송승헌에게 작업일지 작성하려는 여자 김현주가 카라꽃을 항상 일자리로 붙여대는데 꽃말 이름이 '순수'래나 이상은 영화평론가 였습니다."
"재밌겠는데요"
"개똥이라니까 그러네"
이제겨우 만난지 8일째를 초월해서 '6년째 열애중'만큼 대화의 진전이 제자리를 찾아왔다.
그녀가 말을 했다.
"진짜 꽃에 대해서 많이 아시는거 같아요"
"내가? 왜? 뭘로봐서 그래보여요? 난 꽃이라구 하면 혐오감까지는 아니더라두.... 거 왜 있잖아요 남자새끼들이 꽃들구 다니구그러면
꽃 호모쎼끼들 처럼 보여서... 여자들두 마찬가지여. 꼬옥 지들 얼굴하구 Match되지 않는것들만 꽃을 들구 댕겨요 꼭"
"뭐 이렇게 생기거 하구 똑같이 생각하는 것두 부정적이냐"
"오우 빙고~땡큐 베리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