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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 있었다. 준수는 선화의 옆에서 선화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며 선화를 간호하고 있었다. 옆에서 같이 간호를 하고 있는 선화 어머니는 준수가 몸이라도 상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됐다.
“오늘은 그만 집에 들어 가. 벌써 10시가 넘었어.”
“조금만 더 있다가 들어 게요. 선화는 꼭 깨어날 테니까.”
11시가 다 되었을 때 준수는 병원을 나왔다. 핸드폰이 울려 준수는 전화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목소리만이라도 듣고 싶었어요.”
윤주였다.
“마지막이라뇨?”
“오늘 일 그만 두었어요. 더는 아가씨도 사장님도 볼 용기가 나지 않아요.”
“앞으로 어떻게 할 거에요?”
“저는 신경쓰지 마세요. 그보다 아가씨를...”
“미안해요. 내가 선화곁에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아니에요. 제가 사장님 입장이라도 그랬을 거에요. 그만 끊을게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윤주가 전화를 끊었는데도 준수는 한 동안 핸드폰을 귀에 대고 가만히 서 있었다.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아니 지금도 사랑하는 사람이어서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더 듣고 싶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준수가 선택한 사람은 윤주가 아니라 선화였다. 준수는 한 평생 선화만을 사랑하기로 다짐을 하며 핸드폰을 바지에 집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