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윤주 어머니가 퇴원을 하는 날이었다. 윤주와 윤주 어머니가 퇴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선화가 병실로 찾아왔다.
“오늘 퇴원하시죠?”
선화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아가씨 정말 감사합니다.”
윤주는 진심으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렇게 고마우면 나 케익 만드는 것 좀 가르쳐 줘.”
“예?”
“준수씨가 케익을 좋아하는데 난 만들 줄 몰라서. 가르쳐 줄 수 있지?”
“예? 예.”
그 때 윤주의 핸드폰이 울렸다. 윤주는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오늘 어머님 퇴원하시는 날이죠?”
준수였다.
“예.”
윤주는 준수의 전화인 것을 알고 당황했다. 앞에 선화가 있어서 형식적인 대답 말고는 할 수가 없었다.
“잘 됐네요. 시간 되면 저녁에 식사라도 같이 하고 싶은데 괜찮나요?”
“예.”
“그럼 저녁에 다시 전화 할게요.”
“예. 끊을게요,”
윤주는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누구야?”
선화가 물었다.
“아... 아니에요. 그냥 아는 사람이에요.”
선화는 저 번에 준수와 윤주가 같이 있는 것을 본 적도 있어서 혹시 그 사람이 준수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차마 그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윤주 어머니가 짐을 다 챙기고 일어났다. 세 사람은 같이 병실을 나왔다. 윤주와 윤주 어머니는 선화한테 인사를 하고 떠났고 선화는 다시 일을 하러 돌아갔다.
밤이 깊어 있었다. 선화는 일을 끝마치고 차를 운전하며 집으로 가고 있었다. 앞에 사고가 나서 도로는 심하게 정차되 있었다. 따분함을 떨치려고 길가를 보던 선화는 준수와 윤주가 모텔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선화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한 끝에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선화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다.
준수와 윤주는 많이 취해 있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윤주는 침대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근데 정말 사장님을 구하고 죽은 사람이 우리 아버지일까요?”
“내 생각엔 윤주씨 아버님이 맞을 것 같군요. 윤주씨 아버님이 우리를 만나게 해 준 것 같아요.”
준수는 윤주의 옆에 앉았다. 술이 오른 준수한텐 윤주가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준수는 자연스럽게 윤주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댔다. 한 번 불붙은 욕망은 점점 본능에 충실해 졌다. 두 사람은 거추장스러운 옷들을 벗어버리고 사랑을 나누었다.
날이 밝았다. 윤주는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린 윤주는 어젯밤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생생히 기억이 났다. 준수도 잠에서 깨어났다. 준수도 어젯밤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생생히 기억이 났다.
“이제 어떡하죠? 아가씨한테 정말 이러면 안 되는데. 우린 벌받을 거에요.”
“이젠 선화한테 사실대로 말하는 수 밖에 없어요.”
“아가씨한테 말할 수 있나요? 전 말할 수 없어요. 아가씨가 저한테 어떻게 해 줬는데.”
“말해야죠. 선화한테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이젠 말할 수 밖에 없어요. 그만 나가죠.”
두 사람은 모텔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