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빈민가 아파트. 우크라이나에 살던 레브 숄롬은 5년 전
아내 클라라와 세 아이 야곱, 필립, 에스터를 데리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작은 교회 합창단 지휘자인 그의 수입은 가족들이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어느 날 두 아들이 어머니에게 구두를 수선해야 하는데 돈이 있느냐고 물었다.
클라라는 자신이 없었지만 어떻게든 월요일까지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아이들이 눈을 떠 보니 구두는 이미 수선되어 있었다.
새밑창과 새 굽이 박힌 구두는 깨끗이 닦아져 있어 마치 새로 산 것 같았다.
아들들은 아버지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지만 아버지 레브 숄롬도
의아한 표정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로부터 3개월 뒤에 그 구두들은 또다시 수선되어 있었다.
더구나 이번에는 누이동생 구두까지...
이 구두의 기적은 7년 동안 2~3개월마다 일어났다.
하지만 가족 가운데 누구도 그 기적을 설명할 수 없었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기적을 일으킨 주인공은 레브 숄롬이었다.
원래 그는 러시아에서 구두 직공이었다.
가난을 이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성경 암기부터
고전문학까지 가리지 않고 읽어 나갔다.
훗날 변호사가 된 그의 아들 야곱은 구두의 기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도 어머니는 아버지가 구두 수선 도구를 어디에 두셨는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한 번도 망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아버지는 한밤중에 침대에서 빠져나가 빈민가의 그 아파트 지하실에서 혼자
기적을 만들고 계셨으니까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노도영, 동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