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만나고 싶어하는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하느님을 꼭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빵과 음료수를 배낭에 넣고 아침 일찍 여행을 떠났다.
오전 내내 걷다가 소년은 공원에 도착하였다.
그 공원 벤치에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가 쓸쓸히 앉아 있었다.
먼 거리를 걸어 지치고 배가 고팠던 소년은 벤치에 앉아 빵과 음료수를 꺼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도 나누어 드렸다.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무척 고마워했다.
도시락을 다 먹고 난 뒤 할머니는 답례로 소년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느 새 해가 지고 소년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벤치에서 일어섰다.
할머니는 작별인사를 하며 소년을 꼭 안아 주었다.
소년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 할머니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소년을 기다리던 엄마는 소년이 밝은 얼굴로 집으로 돌아오자 궁금한 듯 물었다.
"오늘 무엇을 했기에 그렇게 기분이 좋지?"
소년은 대단히 자랑스럽다는 듯 이야기했다.
"엄마, 실은 오늘 하느님을 만났어요. 하느님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상하고 맑은 미소를 가지고 계셨어요."
한편 그 할머니도 날이 어두워져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무척 행복해보이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아들이 물었다.
"어머니,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으셨어요?"
"오늘 공원에서 하느님을 만났단다. 그분과 빵과 음료수를 먹으며 온종일 이야기를 했지.
그런데 말이야. 그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젊으시더구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96가지 이야기>, 이도환, 이가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