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다.
아무도 모르는곳에
새로운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들을 접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지루한 일상에
가슴아픈 기억에
온통 나의 아픔을 헤집어놓는 이 현실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더라도
그냥
도망가고 싶다.
지금 연결되어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인연을
가위질 하듯 싹뚝 잘라버리고 싶다.
나를 알고
내가 아는 사람들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그런곳에서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보고싶다.
가슴에 남아있는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가벼워질지도 모르나
언제고
사소한 일 하나로도 문득 떠오르게 되는
그런 불치의 상처인것...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나를 숨기고
울타리를 쳐 놓고
마음을 닫아 벽을 만들고
그렇게 지내고 싶다...
지금 가장 절실한 나의 마음은
현실로 부터의 도망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인연인것..
징그럽게 얽혀있는 인연들 틈에서
나는
조용히 빠져나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