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홈페이지를 제작하면서...
난 그동안 하던 사업들이 계속 어려워지자
그로 말미암아 빚만 잔뜩 지게 되었다.
과거에 내가 주로 하던 사업은 기업체의 카탈로그 제작이나
칼라전단 등을 제작하였으며 이 일만 할 때엔 돈도 제법 모았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모은 돈으로 여러 종류의 정기 간행물을 발행하여
모아 둔 돈들을 탕진했으며 오히려 빚만 잔뜩 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기 간행물들을 발행하는 일들은
내 취향이나 적성에 딱 들어맞아 바쁘면서도 신나는 일이었다.
직접 취재도 하고 기사도 쓰고 또 글도 쓰고 사진도 찍으면서...
그뿐이랴?
직접 편집을 하고 디자인도 해 가면서 전천후로 뛰어 다녔다.
그러한 일들이 한결같이 재미있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나를 매료시켜 왔던 것이다.
그런 일들을 해서 돈을 벌고 못 벌고는 별개의 문제였으며
내겐 돈이 그리 중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지 일을 벌리면 돈이 들어가게 마련이고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마음이나 뜻과는 달리
수중에 돈이 없으니 더 이상 내가 하고싶은 일이라 할지라도
도중에 접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난 거의 1년여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은 채 방황했다.
한동안 대부분의 시간들은
열 종류 가까이 되는 구독 신문들을 뒤적여 보거나
종일 유선방송 청취에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후배가 채팅하는 것을 보고
나도 작년 3월경부터 한미르의 채팅사이트에서 채팅을 시작했었는데
처음에는 워드도 느리고 컴퓨터도 잘 다룰 줄 몰라
'도대체 채팅이 뭐가 재미있다고 그 난리인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별 재미를 못 느꼈었다.
그러나 음악 태그를 올리는 법을 배우고 나서,
또 그림 태그를 올리는 법을 배우고 나서는 상황이 달라 졌다.
내가 음악을 올리면서 그 음악에 맞는 그림을 동시에 띄워주고
또 시나 좋은 글을 올려주면 많은 사람들이 고맙다고 난리였다.
모니터에 나타나는 글들이 첨에는 생경하여 느낌이 없던데
날이 갈수록 그 글에도 글을 올리는 이의 감정이나 성격이 묻어나는 것이었다.
그러니 채팅하는 재미로 거의 6개월을 주야를 막론하고 매달려 살았다.
그리고 한미르의 터줏대감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내 대명 '은유시인' 그러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인기도 좋았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자
그 채팅이란 것에도 심드렁해 지기 시작했고
자연 상설방에서 욕질이나 쌈박질하는 '개구신'처럼 변해갔다.
그것이 또한 재미가 있었는데
그리 욕질해 대면서 쌈질하면 이상하게 그 쌈이나 욕질하는 것을
구경하러 들어오는 사람들이 그리 많았던 것이다.
상설방은 조용하면 사람들이 다 빠져 나가고
쌈질만 하면 사람들이 50명이나 100명 가까이 몰려드는 것이었다.
이런 와중에 어느 누군가가
상설방에 와서 '등단문'사이트 주소를 뿌리고 갔다.
등단문에 들어가 보니 시, 소설, 수필 등
각 장르 별로 게시판을 만들어서 누구든지 글을 올릴 수 있게 하였고
나도 심심찮게 글을 올렸었는데
몇일후엔가 '소설작가'방에 내 전용방까지 만들어 줬던 것이다.
그때가 작년 10월경으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작심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루에 적게는 서너편을 많게는 열댓편을 올려놓으니
그것이 시비거리였던 것이다.
'평생을 걸려서라도 제대로 된 글 한편을 올리라'는 것이다.
처음엔 나처럼 등단문에 드나드는 사람이려니 생각하고
그의 충고를 무시하고 계속 글을 올렸었다.
그러나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내글의 답변을 통해서
내 글은 글이 아니라 쓰레기라는 호된 질타가 계속되었다.
참으로 황당하기 이를데 없었다.
등단문의 취지가 글을 쓰고 싶어하는 초보자들의
습작을 올리라는 것인데
내글이 작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올리지 말라는 작자가 나선 것이다.
그것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철저히 무시한 되먹잖은 글귀로...
아마 나이도 나보다는 더 어린 친구려니 생각을 하면서도
너무 지나치다 싶어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너무 무례하다'며 전화를 걸어 줄 것을 요구했어도 막무가내였었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글을 많이 올려주는 것도
운영자 입장에서는 바람직할 뿐더러 또한 이러한 횡포에도 불구하고
등단문 운영자의 무관심이 지속되는 것도 괘씸하고 하여
마침내 등단문에 올린 글을 모두 삭제시켜 버렸었다.
두번 다시 등단문엔 안가리라 작심하고...
그러나
그 호로배에게 전화해 달라는 의미로 띄운 내 전화번호로
등단문에 오는 어떤 분이 직접 전화를 해 주셨다.
그런 횡포에 일일이 신경쓸 필요가 없잖으냐고...
자신은 그래도 내 팬이니 등단문에 계속 글을 올려 달라면서...
그분의 권유를 받아들여 또다시 등단문에 글을 올렸는데
예의 그 호로배가 또다시 시비를 걸어왔다.
오히려 나를 글도 모르는 무뢰한으로 매도해 가면서...
그런 와중에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마음대로 내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발견했다.
'다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카페공간에
'환타지랜드'(http://cafe23.daum.net/sahachanchan)란 카페를 개설하고
곧 이어서 한미르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클럽공간에
'은유시인의 글방'(http://club.hanmir.com/~sahachan)이란 클럽을 개설했다.
이 두개의 공간들은 게시판이 여러개라서
내 글도 시, 수필, 단편소설, 장편소설, 칼럼 등
장르별로 내 입맛대로 써서는 분류해 넣을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했다.
회원도 얼마든지 모집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
한미르의 '문학집'이란 공간을 발견하고는
'모하메르의 비밀'(장편 SF과학소설 '환타지/SF 랜드' : http://munhak.hanmir.com/~sahachanchah),
'무혈인간(장편 기업추리소설, http://munhak.hanmir.com/~sahachan1)',
'은유시인의 안방(시 전용방, http://munhak.hanmir.com/~sahachan)' 등 세개의 공간을 더 마련했다.
이 방들은 즉각적으로 독자들의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참 희한한 일이다.
이렇게 해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내 글을 얼마든지 올릴 수 있는 전용공간들이
여러개가 생겼는데 더 큰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즉,
무료가 아니라 돈이 좀 들더라도
진짜 내 홈페이지를 갖고 싶어진 것이다.
다행히 내가 디자인편집용 '매캔토시'를
잘 다룰뿐만 아니라 '포토샵'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기에
감히 직접 홈페이지 디자인
즉, '웹디자인'영역까지 겁없이 뛰어든 것이다.
3월 2일날 난 결심했다.
이달중으로 세개의 홈페이지를 완성하겠노라고...
첫번째는
문학 관련 홈페이지로 '은유시인의 글짓는 마을'이고
이 사이트는 내 문학을 완성시켜 나가는 전용공간이 될 것이다.
두번째는
세계여행 관련 홈페이지로 '은유시인 세계를 가다!'이다.
이 사이트는 내가 수시로 세계여행을 하면서
나라마다의 역사, 지리, 전통, 문화, 종교, 정치, 예술 등을 망라하고
또 그때 그때마다 찍은 사진들과 여행담을 올려놓을 전용공간이다.
이 사이트는 예비 여행자들을 위해 좋은 지침이 되도록 할 것이다.
세번째는
내 직업과 관련된 '데코.브레인'이란 회사 홈페이지이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서 일거리를 접수하고 견적내고
완성된 제작물을 인터넷을 통해 보내주는 것이다.
심볼마크 및 로고, 브랜드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및 에디토리얼 디자인,
포스터 및 팩케이지, 태그, 레이블 디자인.
그리고 좀 더 배워서
홈페이지 디자인 및 전자북 디자인,
에니메이션 및 후레쉬, 동영상 제작,
3D, 시뮬레이션 제작 등을 전문으로 할 것이다.
그리고 4월부터는 진짜 대규모 포털사이트를 기획할 것이다.
6개월의 제작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부산문화'사이트를 완성할 것이다.
부산시청과 부산지역 16개 구군청 사이트 모두를 합친 것 보다도
더 화려하고 더 살아있는 최신 정보가 막강하고
더 이용이 편리한 사이트로 완성할 계획이다.
그래서 우선 '워밍업' 삼아
첫 작품 '은유시인의 글짓는 마을'은 이틀만에 완성하여
3일전인 3월 5일에 인터넷에 직접 띄워 봤는데
역시 처음 해 본 작업인지라 색상도 우중충하고
규격도 맞지 않아 뭔가 어색하였다.
이미지도 하루만에 40컷 넘게 제작하여 졸작이었다.
직접 이미지를 제작하여 띄어 본 결과
어느정도 인터넷 사이트상에 보여지게 되는 이미지 효과에 대해
나름대로의 판단이 섰다.
어떤 일이든지 처음하는 일이란
그 일의 성격이나 환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분석이 미약하여
서툴게 되어 있다.
같은 일을 여러번 되풀이 해 가며
앞에 했던 작업에서의 잘못을 깨닫게 되고 고쳐 나가다 보면
점차 작품의 질도 높아지고 제작에 걸리는 시간도 빨라지는 것이다.
이른바 '노하우'가 축적되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이미지는
여러번의 수정과 보완을 거쳐 세상에 드러내 놓게 되는데
프로가 아닌 바에야 다소 서툴게 보인들 어떠랴.
오늘(3월 8일)은 '세계를 가다!'란 홈페이지에 올릴 이미지 제작에 열중했다.
그리고 하루종일 걸려서 진짜 제대로 된 11컷의 이미지를 완성하였다.
인터넷에 띄워 봤더니 색상도 좋고 규격도 제대로 맞는 것 같았다.
홈페이지란 가상공간에서 집을 짓는 것으로
현실에서의 집을 짓는 것과 너무도 유사하다.
규모도 크게 할 수도 작게 할 수도 있으며
화려하게 단아하게 취향대로 꾸밀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소품이나 악세서리도 취향껏 갖다 붙일 수도 있는 것이니
집을 짓고 꾸미는 것이 가상이나 실제나
한치 다를 바가 없게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가상세계에서 보다는 현실에서의 집짓기가 훨씬 어려울 것이고
비용면에서는 비교가 안될 것이다.
인터넷상의 집짓기인 홈페이지제작은
노력과 재주는 요하지만
돈은 거의 들지 않는 다는 점은 현실과 확연한 차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