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바람이나 쐴 겸,--;;
엄마와 쇼핑을 하고 돌아오는 길...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름달이 보였다.
아주 가까운 곳에,
아주.. 낮게 떠있었다.
한동안 아무 생각없이
그 덤덤하기만한 생명체를 바라보다가,
문득 나는 조그만 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아...\" ~ 참, 소원을 빌어야지!
예전엔 보름달을 볼때면, 늘 소원을 빌곤했는데.
뭐, 딱히 미신같은 걸 믿는 건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애랑 잘 되게 해주세요..' 라든가,
아니면 '이번 시험 잘 치게 해주세요..' 같이
때론 엄청 소박하고,
또 어떤 때에는 무지 황당한 소원같은 걸 빌곤 했었는데.
그런 기억들이 생각나니깐, 갑자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자~ 어떤 소원을 빌지?'
나는 그 둥근 몸통을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 것도..
요즘들어, 꽤 성실하게 살아서 그런건지
아님, 그 소박했던, 순수했던 마음들을 이젠 다 잃어버린 건지
그것도 아니면, 아직도 내 자릴 못 찾고 헤메고 있는 건지..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예전보다 훨씬 내 미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그 때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는데,
뭐가 잘못된거지?
도대체 뭐가..?
푸른 기운이 주위를 감싸며, 보름달을 더욱 밝히고 있다.
너무 아름다운데.
오늘따라 너무나도 또렷이 보이고 있기만 한데.
내 맘 속에선 왜 이토록 멀게만 느껴지는 건지..
이젠 스피커에서 나오는 감미로운 음악소리마저도,
소음으로밖에 안 들린다.
아마도 보름달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