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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와 선화는 회사앞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
“할 얘기가 있다면서?”
준수가 물었다.
“응. 우리 집에서 일하는 윤주 있잖아?”
“윤주씨가 왜?”
“어머님이 암에 걸리셨거든. 수술을 해야 되는데 돈이 없는 것 같아. 그래서 그런데 돈 좀 빌려 줘.”
“그 일이라면 윤주씨한테 이미 돈을 빌려주기로 했어.”
“응?”
“어제 만났어. 그 이야기 하면서 나한테 빚을 갚으라고 하더군.”
“빚을 갚으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어렸을 때 물에 빠진 나를 구해 준 사람이 윤주씨 아버님이야.”
선화는 무척이나 놀란 듯 잠시 말이 없었다.
“참 기이한 인연도 다 있네.”
“수술만 하면 괜찮은 거야?”
“응. 아직 초기니까 수술만 하면 깨끗이 나을 수 있어.”
“넌 정말 착해.”
준수는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준수는 윤주씨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차마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걸 이제 알았다니 실망이야.”
선화의 삐삐가 울렸다. 병원에서의 호출이었다.
“가 봐야 할 거 같아.”
“저기, 결혼하면 정말 의사 그만 둘 거야? 난 니가 그만두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만 둘 거야. 결혼하면 네 부인으로만 살고 싶으니까. 갈게.”
선화는 급히 뛰어나갔고 식당에는 준수 혼자만 남았다. 준수는 혼란스러웠다. 마음은 이미 윤주한테로 가 있었다. 그러나 선화는 정말로 울리고 싶지 않은 착한 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