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빨갛다."
하늘은 저녁놀이 져서 인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놀이 반사되어 찰랑 거리는 강물 또한 붉은 빛을 띄고 있다.
"이쁘다."
은후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 거렸다.
정말이지 '죽은 다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강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특히 저녁놀이 지는 저녁 5~6시 무렵은 온 강물이 붉게 물들어 은후로 하여금
절로 감탄하게 하였다.
'죽은 다리....'
동네에서는 제일처음으로 은후가 지어준 다리의 이름이다.
동네 골목대장격인 은후가 제일처음 '죽은 다리'라고 부르기 시작하자,
동네 아이들사이에서도 , 그리고 이제는 동네주민들 대다수가 다리를
'죽은 다리'라 부르게 되었다.
'다리'란 본디 육지와 육지를 또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게 '다리'인데 ,
'죽은다리'는 육지와 육지도 , 마을과 마을도 잇지 못하는 쓸모 없는 고철덩어리에 불과 했다(적어도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할것이다-은후).
'죽은 다리'는 본래 기차가 달리던 철교 였다.
바꿔말하자면 은후가 태어나기도 훨씬 이전에는 '죽은 다리'가 '죽은 다리'가
아니였다는 말 이기도 하다.
은후의 할머니는 '죽은 다리'위로 기차가 달리던 모습을 본적이 있다고 ,
그언젠가 은후에게 말했었다.
그때가 아마도 은후가 할머니에게,
"할머니 . 죽은 다리는 왜 죽은 거야?" 하고 물었을때 였다.
그때 할머니에게 은후는 조금이나마 '죽은 다리'가 죽게 된 이유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손자_ 다리가 불쌍해보여?"
할머니가 은후를 안아 무릎에 올려 놓고는 은후를 달래듯 물었다.
"응-" 하고 은후가 초롱 초롱한 눈동자를 굴리며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할머니가 은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죽은 다리' 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50년도 훨씬 더된 얘기구나 . 그때는 우리 귀여운 손자가 그렇게 좋아하는
그 다리위로도 기차가 달렸었지..."
"험험 ."
할머니는 헛기침을 두번 하고는 잠시 두눈을 먼곳으로 응시했다.
은후는 속으로 '아마 옛날 얘기를 해주시려니 감회가 새로우신것"이라 생각했다.
할머니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이내 눈을 다시 뜨고는 다시 은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 다리는 사실 이 할미보다 나이가 많을게야, 할미가 태어나기 4~5년전에 아마 그 다리가 세워졌을 거란다. 할미는 그 다리위로 기차가 지나는 모습을 어릴쩍 부터 쭈욱 보며 커왔지."
구한말 , 일제 압력이 서서히 우리나라의 목을 조여오던 19세기 경의선의 준공과 함께 그다리가 만들어 졌을 꺼라는게 할머니의 생각이었다.
은후는 그 뒤로도 할머니에게 많은 말들을 들얼었었다. 그래서 그 당시
여덟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많은걸 알고 많은걸 배울수 있었다.
그래서 늘 또래 아이들 보다 조숙하고 어른 스러웠다.
" 하 - 암"
기찻길 위에 누워있던 은후가 길게 하품을 하고는 일어섰다.
이어 팔을 어깨위로 쭈욱 펴고 크게 기지개를 켜더니. 손을 뻗어 바지에 묻은
흙을 탁탁-털고는 책가방을 어깨에 둘러 메었다.
시계를 보니 시계바늘이 어느덧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너무 늦게까지 죽은 다리에 있었나봐.'
은후는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기 시작했다.
집에 들어갈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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