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할 필요는 없다.
당신이 내 문자에 30분, 아니 1시간씩 늦게 답장해도.
내가 걸친 술 한 잔, 내가 피운 담배 한 개피를 걱정 안해도.
끊임없이 그리고 보란듯이 늘어놓는 남자 이야기에 신경 안 써도.
어차피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니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고 믿고 싶으니까.
그래야 당신의 무관심에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하니까.
당신의 문자보다는 또 당신의 문자가 반갑고,
또 당신의 문자보다는 바로 당신의 문자가 반갑다.
사실 나도 진심을 모르겠다.
단순히 외로움을 감추기 위한 어설픈 행동들인지,
내심 힘들다며 기대고 싶어하는 마음인지,
아니면 정말 진심인지.
어느 하나 단정짓지 못하니,
그저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고 외칠 수밖에.
당신과 당신 그리고 당신이 아닌,
제 3자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나가야지.
아무런 관계도 아닌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은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