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는 내 지루함을 채워줄 무엇인가를 찾아다녔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내 또래에 그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주는 '그 일'을
시작했다. 정말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용납될수 없는... 어떠한 것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지루해 하고 누군가는...그 일을 즐 긴다. 나의 숙제는...'어떤 것'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되찾아 주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내가 이 숙제를 내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 부터였다. 감히 수필이랍시고 옛날 이야기를 들추는 까닭은 '그 숙제'를 맞추었던 어느 내 친구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내 친구 K. 그 아이는 책을 너무 좋아했다. 책을 읽다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그 아이는 너무 책을 좋아했다. 지금은 미국에서 동생과 둘이 유학을 하고 있는 친구 K는 어쩌면...그 책을 훔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나와 둘이서 과학실 한 켠에서 어느 소설 책을 발견한 그 친구는 함께 읽기로 하고서는 그 책을 가지고 유학을 갔다. 나는 그가 그 책을 '훔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낭만적인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위한 도둑질이란... 어린 나이에 나는 그 친구를 용서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 숙제를 단 번에 맞춘 아이는 그 아이 뿐이 었으므로...
너... 첫번째 별이 뭐였는지 아니?
내 숙제는 그다지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것이었다. 내 질문에 여럿이 당황한다. 하지만 그 친구 K 는 내게 생긋웃으며 답을 말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의 내 숙제는 누구에게나 잊혀져가는 이야기다. 내게도 그랬다. 어느날 친구 G가 내게 말을 한다.
너.. 아직도 그 숙제 내고 다니니? 어때?
아...그렇지..난 이 지루한 삶에 또 한번 숙제를 낼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제와서는 말로 못하지만...이 컴퓨터라는 것이 세상 참 좋아졌다...하게 한다. 어쨌든 여기서 나는 컴퓨터로 숙제를 냈고 핸드폰으로 답을 듣게 된다.
결국 난 몇년만에 그 어린 시절의 숙제를 20명이나 되는 친구들에게 냈다. 아- 그때도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숙제를 내고는 나..어쩌면 친구들을 잘못사귄것이 아닌가 펑펑 울었다. 나는 너무 조숙했던 탓이다.
지루하니..? 숙제 내줄까...?
뭔데?
첫번째 별은...첫번째 별이 뭐였는지 기억하니?
너무 어렵다 싶었다. 역시나... 시간이 흘러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때 그 친구 K의 미소가 떠오른다. 역시나... 나는 웃고 말아야지...어린 시절을 찾는 숙제는 누구에게나 불가능한 것을...나는 너무 어리석었다. 그래도 K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에서 그 답을 듣고 싶었던 탓이리라...
그래서...나는 내 일생 일대의 실수를 저지른다. 답에...힌트를 주어버린다.
아...K는 힌트 없이도 맞추었다. 그아이는 어린 시절도 어른인 시절도 없이.항상 그렇게 대답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첫번째 별은 뭐였는지 기억하니? 마지막... 별은 지구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 문제를 풀수 있는가? 숙제를 열심히 해야지...숙제. 정말 지루한 말이지만...내 친구 녀석들에게는 흥미로운 일이었나보다.
밤새 숙제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
결국 나는 웃으며... 허무하게 웃으며 ... 컴퓨터를 껐다... 그리고 홍차를 한잔 마셨다. 그리고 마른 이불속을 파고들었다. 잠을 청했다.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그렇다. 나는 너무 어리석었다...
잠이 들려고 눈을 감았는데...핸드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야야...나야...야 답 알았어!!!
응?
답!! 숙제 답!!!
....
임금님이 사는 별..!!! 맞지 맞지!!!
하하...난 웃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괸다...하하...
임금님이 사는 별이라...그래...나는 답을 들었다...임금님이 사는별...
어린왕자는 맨처음 임금님이 사는 별에 갔다... 임금님은 좋은 분이었지..
잠시후 또 전화가 오고...나는 답을 또한번 듣는다...
사람들은...수순함을 잃어간 것이 아니라... 잊고 있을 뿐이다...
나는 행복했다.
혹시..당신은 이 글이 끝나기 전에 숙제를 해결했는가...?
나는 ... 그러길 바란다... 첫번째 별은 영원히 첫번째 별이기에..
세상의 모든 답은 허무하다...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 삶에 아주 작고
조그마한 소박한 그 일부는...우리를 가끔 행복하게 해줄때가 있다..
그때가 바로...지금이라 나는 말하고 싶다..
당신은...첫번째 별을 기억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