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여덜에 열번째로 막내달을 얻은 아부지가 있었습니다.
읍내를 가거나 국민학교를 가더라도 십리길을 걸어야만했던 산골동네에 터잡은 아부진 늦도록 농삿일에 매달려야 했었습니다.
산지장골 엄마랑 밭메러 가실때면 어린딸 사금파리가득 든 종다래끼 걸메게하고 도랑가에 막러리든 누런 주전자 물속에 담가두고 고추밭 김메러가시면 어린딸홀로 앉아 알밴 가재랑 피라미 몇마리랑 주절주절 소꿉장난하다가 햇볕에 지쳐 잠이들면 아부진 지게속에 망초대 한아름베어넣고 행여 베길까 땀냄새 절은 웃옷벗어 덮고서는 딸아이를 안아 눕히고 늦은 점심 먹으러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일렁임에 눈을뜨면 삐져나와 있는 망초꽃향기와 하얀점박힌 파란 하늘이 세상 가장 아름 다운 모습으로 마중나왔지요.
올 봄 천국가신 아부지 사십구제가있던날 길다랗게 줄지어피어있는 망초대꽃을 보며 참낳이도 서럽게 울었습니다.
30여년이지난 지금도 아부지 지게속에서 보았던 하늘과 망초대꽃향기가 코끝에 맴도는데 ................
아부지가보고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