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뒤척...
오늘도 변합없이 열한 시가 넘어서야 눈을 떳다.
습관처럼 시계를 보고, 이어서 시계 아래 나란히
걸려있는 달력에 눈길을 한 번 준다.
'월요일이네...' 아무 생각없이 되뇌인다.
그리곤 아직 잠이 덜 깼는지 한참의 시간을
이불 위에 멍하니 앉아 보낸다.
내 일상..
아침 잠은 방학 하기 전에도 많았지만, 요즘 들어 더 심해진 것 같다.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에 도대체 몇 시간이나 자는지 헤아려 본다.
8시간..막상 세보니 길지 않다.
'후유~=3'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에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렇다해도 아침 잠은 내 일상에 별반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다.
아침의 활기와 그 공기를 맛보지 못한 상태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아무래도 무료함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요즘 같이 찌는 더위 속에선 평소보다 두 단계쯤?은
더 나른해지는 기분이다.
그렇다해도 힘들다고 말할 것들은 아니었는데...
오늘은 기분이 조금 다르다.
'왜 이러고 있을까..?' 하는 울적함이 찾아든다. 아니 밀려온다.
하지만 생각홀로 허공을 배회할 뿐, 몸이 따르질 않는다.
요즘은..
그나마 많은 힘이 되었던 하나님과의 교제,
새벽 기도마져도 하기가 힘들다.
매일 간구하면서도,그대로 나가지 못하는 내 모습에
나조차 질린 것인지.. 이제는 기도도 잘 나오지 않는다.
새벽5시가 되면 어김없이 울리는 알람 시계처럼,
나 또한 그저 반복하고 있는건 아닌지..
그나마 남은 틀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왠지 모를 울적함에 곧 그리움이 밀려온다.
사람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사람이 그립고,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사랑이 그립다.
그 그리움에 괜히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르는
먼지 쌓인 시집 건드려보고, 또 오래된 메일 한통 끄집어내 본다.
근데 거기에도 없다.. 단지 공허감만 커질 뿐이다.
어쩌면 답은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생각만큼 풀이 과정이 쉽지가 않다.
이런 시간, 생각들..
모두 하나의 과정일까..?
그래도 오늘은 조금 벅차다.
하지만 또 몇 일이 지나면..
대수롭지 않게.. '그 때는 그랬는데..' 하며
^^ 이렇게 미소짓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