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면 먹으러 언제갈거야?
나 준비하고 있으면 돼?"
퇴근전 나의 휴대폰으로 날아든 언니의 메세지문구다.
아차..
난 또 언니와의 약속을 어기고 말것이다.
어제 어디에 밀면이 맛있다고 자랑을 한 턱에..
오늘 퇴근후 같이 가자고 한 약속을 까마득히 잊고 오늘 난 친구들과 저녁약속을 해버렸으니까..
그리고 그땐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을때니까..
미안한 마음에 얼른 전화를했다.
나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언니의 기분을 최대한 구겨지지않게..
내일을 꼭 가자고..
선뜻 웃으며 알겠다고 말하는 우리언니..
우리언니..
나의 든든한 후원자인자..지킴이가 되어주는 언니..
언제 어디서나 내가 울며 칭얼거리면 겁쟁이 우리언니..
용감무쌍 달려와 날 안아주는 우리언니..
나의 언니..
어렸을적부터 나보단 튼튼한 언니였기에 늘 나보다 뭐든지 적게 가졌던 우리언니..
쬐끄만게 든든한 할머니 믿고..할아버지 믿고......
어떨땐 모진 말에 언니를 울리게도 했지만..
뒤돌아서면 미안함이 먼저 앞서게하는....두발짝 움직이다 내눈에서 눈물 흘리게 만드는...
그래서 그 모진 마음 금새 닫게 만들어버리는 너무도 착한 우리언니..
성인이 되려는 어느날..
아르바이트로 30만원 벌어...나 사고싶은 선물 10만원 선뜻 내주고..
부모님 내의 사드리고 나니 자기 용돈은 남음이 없음에도 전혀 서운함 비추지 않던 나의 언니..
훗날 그게 미안해서 내가 아르바이트해서 화장품 사다줬더니 일주일 내내 감격해하던 언니..
몇해전 생일선물로 사준 지갑..유행타지 않는다며..
내가 사다준건 뭐든지좋댄다.
아직도 처음보는 사람에겐 이쁘다며 자랑인 너무나도 순수한 우리언니..
..
..
밤하늘 힘겹게 별 떠있던 어느 흐린날...하늘보며 갖은 미사여구 붙일때..
사춘기소녀같다며...구르는 낙엽에 눈물 흘리겠다며 놀려도..
빙긋이 웃으며 '정말 이쁘지 않니? 너두 한번 봐봐..응?'
하며 하얀 미소 흩날리우던 우리언니..
....
......
..
그런 언니가 사랑을 했었다.
8년이란 시간동안 오직 한사람만 바라보며..
힘겨운 사랑투쟁을 했었다.
부모님말씀이라면 절대 내세우지 않던 고집..
사랑앞에선 어느누구고집 못지않았다.
8년이란 시간동안 어머니는 반대를 하셨다.
8년이란 시간동안 언니는 눈물로 사랑을 받아달라 애원했다.
몇주째 말없이 집안에만 틀어박혀있기도 했고..
뭐든지 입에 들어가는건 다 밀어낸적도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 또한 눈물겨우셨다.
언젠가는 엄마를 이해할거라며..언니고집만큼이나 모질게 언니를 막으려드셨고..
어느쪽에도 의견을 낼수없는 나와 아버지의 위치는..
정말 집에 들어가기 싫은 날도 있을 정도였다.
방학때면 출근하는 언니를 뒤로하며..
눈물로 나에게 하소연하는 어머니..
늘 언니옆을 지키는 내가 그 몫을 담당해줘야한다는 정당성을 내세우며
어머니는 나를 설득하셨고..
불쌍한 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주기위해
나또한 눈물로 어머니를 되려 설득하려하다..
야단만 맞은적도 있었다..
같은 방을 썼던 우리언니..
밤마다 날 붙들고 울었다..
정말 많이도 울었다..우리언닌..
그 눈물 다 모은만큼만 행복해도 평생 행복하게 지낼수 있을만큼..
기나긴 시간이 어머니를 힘들게 했을까..
아님.. 그 눈물이 어머니마음에 와 닿았을까..
아니면..둘의 사랑이 하늘에 닿았을까..
모든걸 체념하듯....우리 어머니 작년 가을에 두손을 들어주셨다.
행복을 꿈꾸며 결혼을 준비하는 언니를 보며..
정말 저런 사랑..나도 할수 있을까..
그런 의구심마저 들었다.
엄마마음 저렇게 아프게하고 선택한 사랑..
내가 선택한 사랑이..과연 옳은지..나는 자신할수 없었기에..
나는 자신이 없었다..
언니의 사랑선택에..
아니 나의 사랑선택에도..
(언니보단 내가 순수하지 못할테지..속물일테지...)
..
..
...
언니의 결혼준비는 사랑만큼이나 눈물겨웠다.
가난한 형부덕에..알량한 자존심 내세우시던 우리어머니..
참 많이도 속상해하시며 언니를 보냈다.
결혼식날 우리 모두는 울었지만..
언니만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런 당참이 나오는지..
얼마전 사촌동생이 결혼을 했다.
좋은 차에..넓은 아파트에..
뭐든지 다 들어줄것 같은 넉넉함을 가진 제부를 보며..
우리어머니..부러움에 한숨이셨더랬다.
하지만 언니는..거짓하나없이..지금이 너무 행복하댄다..
언니의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음을..
나날이 몸으로 눈으로..마음으로 느낀단다..
그리고 그 느낌이 평생을 갈거라는것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의사랑관에도 언니의 사랑이 조금이나마 미치길 바라긴 하지만..
나는 아직도 자신이 없다....
내사랑에..
하지만..
언니의 큰 사랑에는 아낌없는 박수를..밤새 보낸다..
내리는 비만큼이나...^^
..
.
언니야..내일은 꼭 밀면 사줄게..
천사보다 더착한 우리언니를 위해서..
겨울에 태어날 나의 조카를 위해서..^^
그리구 언니야..
몇해전 크리스마스 카드에 썼던 그말..
감동하며..몇날몇일을 가방속에 넣고 다녔다던 그 말..
언니가 있어..나는 너무 행복하고..
언니가 있어..언제나 든든해..
언니가 나의 언니여서 너무고마워..
..
그리고 사랑해
..
* *
참 우리언니 머리카락이 무지 길어요..
허리너머로 굽이치는 긴..머리카락..언니의 사랑을 말해주는듯해요..
그 머리카락을 보고 있으면요..
찰랑찰랑 길고 곧은것이...꼭 우리언니와 형부의 사랑만큼이나
예뻐보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