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디더운 여름날,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등을 기다리는 가운데,
이리저리 둘러보며 사람구경을 하고 있는 내눈에,
어떤 한 소년이 들어왔다...
나이는 내 또래같고, 그리 튀지도 않는 평범한 소년...
그렇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니, 놀라움 뿐이었다...
비싸기로 유명한, 이름높은 메이커의 신발...
비슷한 수준의 가방과, 옷들...
귀뒤로 흘러내린 이어폰을 따라가면 나오는 CD플레이어...
손에 꼭 쥐고있는 휴대폰...
부러웠다...
저 정도의 옷과 물건들이면,
어디를 가든 쪽팔리지도, 기죽지도 않을테니까...
하지만...
사람의 멋과 기품이 어찌 옷에서 나오겠는가?!
사람은 어차피 사람을 본다...
그 비싼 메이커의 옷가지들을 걸친 그 소년보다,
시장을 굴러다니는 옷을 입은 내가 훨씬 튀는 이유가 그것이랄까?!
몸에 100만원을 걸친 그 소년은,
그 덕분에 어깨를 못 피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파란불이 켜진 신호등을 보며,
측은한 그 소년을 뒤로한채 나는 유유히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