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밥상에는 달래간장과 구운 김이 놓여져 있었다.
어릴 적부터 즐겨 먹었던 반찬 중에 하나..
워낙에 시골인지라 들판에 널린 게 달래였고 집에서 직접 김을 했었기에 지겹도록 먹어왔던 반찬들..
그런데도 그런 찬들이 질리지가 않는다. 먹을 때마다 새롭고 상차리기 전까지 입 속엔 군침이 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이었는데 오늘 먹은 달래와 김은 정말 맛이 없었다.
먹을 때마다 봄 냄새를 맡게 해주었던 달래는 흙 냄새로 가득했고 김은 꼭 일년 전에 먹다 남은걸 꺼내 놓은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우스에서 기른 달래였고 사람 손이 아닌 기계로 만든 김이었으니 맛이 안 날수밖에..
말 그대로 자연 맛이 안 나고 기계 맛이 나는 듯했다. 정말이지 쓰디쓴 찬들이었다.
어릴 적에 남의 집 논둑을 다 부셔가면서 캐와서 간장도 만들어 먹고 무쳐서도 먹곤 했던 달래 맛은 오간 데 없고 그냥 들풀을 씹어 먹는 듯 했다.
꽁꽁 언 손 호호 불어가며 김을 널었다가 걷었다가 하며 직접 만들어 먹었던
김에선 해의 맛과 바람 맛이 가득했는데 오늘 먹은 김에서는 그 어떤 맛도 나질 않았다.
평소에 까다로운 입맛을 자랑하는 나였던지라 그런 것들을 밥상 한켠으로 두고 싶었지만 시장기 가득한 아침이었기에 억지로 먹고 말았다.
날이 많이 풀리면 소쿠리 하나와 다 낡아서 이가 빠진 호미를 들고 달래를 캐다가
간장에 넣고선 직접 만든 김도 한 톳 사다가 구워 먹어야겠다.
며칠만 있으면 봄 내음 가득한 밥상을 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 벌써부터 배가 고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