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처음 만났을때 제일 많이 듣는 질문중의 하나가 \"형제가 몇이예요\" 이다. 그럴때마다 난 두박자정도 쉰후 조심스레 대답을 한다.
\"다섯명이요.. 딸만 다섯명...\"
그런 대답을 들은 상대방은 망치같은걸로 한대 맞은듯한 목소리로 다시 물어본다. \"정말 딸만 다섯이예요? 아들은 하나도 없어요??\"
그 물음에 또다시 한박자정도 쉬고 단호히 대답한다. \"네\"라고..
그 후에 물어보는 질문은 그중에 몇째냐는말.. 난 막내예요.. 막내라구요..
제일 큰언니랑은 열세살차가 나요. 역시나 내 대답에 또한번 놀랜다.
그렇게 놀랄일도 아니것만.. 사람들은 그게 그렇게 놀라운가보다. 하긴.. 그 말로만 듣던 딸부잣집의 사람을 만났으니.. 놀랄만도 하겠지..;
내가 네살이 되던해 언니들은 모두 학교에 다녔고 난 혼자 놀아야 했다. 동네에 내 또래의 아이들이 없었기에 거의 혼자 놀아야 했지만..
아마 그때부터 혼자있는 습관이 들었나보다. 지금도 혼자있길 좋아하니말이다.
내가 유치원이 됬을때 큰언니는 서울이란 대도시에서 직장을 다녔고, 언니가 오는 주말엔 난 작은 정거장에 쪼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언니를 기다리곤 했었다. 그날밤엔 언니의 품에 안겨 서울얘기를 들었고 마치 외국얘기를 듣는것마냥 신기한 난 밤이 깊은줄도 모르고 그 얘기속에 묻혀들어갔다.
내가 점점 커갈수록 언니들과의 시간은 줄어들었고 조금씩 멀어져갔다.
큰언니가 시집을 가서 아이를 낳았을때의 난 열네살이었다. 조카와 나사이는 내가 어릴때의 언니와 나사이같았다.
언니가 맞벌이를 하는 바람에 조카를 우리집에서 봐주었었는데 내가 학교를 갔다올때까지 그 아이는 나의 어릴적처럼 나만 오길 기다리곤 했었다.
내 바로 위 언니가 시집갈땐 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아빠없이 입장 하는 모습때문에도 눈물이 났지만..
내편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그래도 막내언니랑은 많이 놀았었는데..;
이젠 그럴수 없다는 생각에 계속 눈물이 났었다.
세월이 한참지나.. 내가 이십대 중반이 되었고 큰언닌 날 낳았을때의 엄마 나이가 되있다. 가끔 전화오면 웬지 모를 서먹함에 많은 말을 하지 못하지만..
언제까지나.. 나의 큰언니로 그 자리에 있으리라..
\"그래요.. 난.. 딸부잣집 막내 딸이구요. 울 큰언닌 낼 모레면 마흔이구요..
젤 큰조카랑 열네살차이구요..;; 오빠는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