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일에 한번 열리는 오일장날이다. 늘 그렇듯 시내의 곳곳엔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약속이나 한듯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물건이 진열되 있다. 아마도 몇십년간 그렇게 해왔으리라.. 내가 본것만해도 벌써 이십여년이 되가니까..
그보다 더 몇해동안 늘 같아왔겠지. 누구일까.. 누가 그런 오일장이란걸 만들었을까.
다른곳은 그런 재래장의 풍습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는데 우리동네는 아직도 그대로이네.. 누가 촌동네 아니랄까봐서.. 훗..
내 먼 기억속의 장날과 지금의 장날은 그리 다르지 않다. 달라진거라면 세월만큼 늙어버린 장사꾼들과,, 몇몇군데 행상이 늘어난것.. 그리고 건물이 바뀌었다는것.. 그런것을 제외하면 그 예전 그대로이다.
이름모를 화분. 꽃나무를 파시는 아저씨, 어디서 만들어왔는지 무척 궁금한..
듣도보도 못한 노래들, 볼때마다 팔릴까 안팔릴까 궁금케하는 태극기아저씨..
내가 좋아하는 셈베이과자를 파는 아줌마. 봉지가 터질것 처럼 주고도 덤으로 더 넣어주는 콩나물 할머니..;
낳은지 얼마안된듯한 털이 보실보실한 강아지들과 잡아왔을법한 고양이 새끼들.. 가끔가다가는 다죽어가는 병아리..;;
그런 풍경은 늘 그대로이다. 볼때마다 참 눈물이 나려한다. 주책맞게도..
아마도 잊지 못할 추억들이 참 많기 때문인가보다..
어릴적에 엄마를 따라갔다가 길 잃어버릴뻔했던 기억도 있고, 골목 깊은곳에서 먹었던 그 막국수의맛.. 아직도 생각이 난다. 정말 맛있었는데..
아,, 또 먹구싶네. 군침돈다~ 훗..
바닷가 마을이기 때문에 장사 반이상이 생선가게라서 비린내가 진동을 하지만 장날만큼은 냄새가 참 다양하다. 뻥이요~ 하는 소리와 함께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했었고,, 뻔데기냄새. 호떡냄새.. 보통 시장기 가득한 시간대에 장을 보게 되니까, 그럴땐 꼭 뭐 하나라도 사먹었었던것 같다.
이미 먼지가 묻을대로 묻어버린 그 호떡이 왜그리도 맛있던지. 왜 그리도 뜨겁던지.. 그러다가 결국은 설탕물이 옷에 묻고 머리카락에 묻고 그랬었었지...
정말 다행이야. 아직도 그런 장날의 풍경을 볼수 있다는게..
오늘 아주 잠시였지만.. 그 장날에 갔다왔다. 여김없이 늘 같다.
아마도.. 그네들은 내가 그때 그 아이였다는걸 모를테지만..
그럴테지만.. 난 그네들을 언제까지나 기억하리라.
오일뒤 돌아오는 장날엔 아주 오랫만에 엄마를 따라 장나들이를 가봐야겠다.
엄마를 졸라서 그 골목의 막국수를 사먹자고 해야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