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흐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달과 6펜스'라는 소설을 읽고 난 후부터이다.
사실 이 책은 고갱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소설이었으나,
그 책에 잠깐 고갱과 함께 살았던 고흐에 대한 언급으로 인해
고흐는 내 관심의 표적이 되었다고 할수 있겠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불행하게 살다 간 이 역사적 회화의
훌륭한 화가의 생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부터는
고흐가 그의 그림에 쏟았던 열정만큼이나 난 고흐와 그의
삶에 깊은 열의를 갖게 되었다.
빈센트 반 고흐는 그의 그림보다 한쪽귀를 자른 화가로
우리들에게 더 익숙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 이외의 어떠한
전설적인 천재도 귀를 잘랐던 기이한 일은 없었으니까..
고흐는 19세기 후기 인상파화가로 특히 자신의 모든 존재를
작품으로 호소하고 있던 화가이다. 거의 모든 역사적 예술가들이
그들이 존재하던 시대에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마치 필연적
운명인 것처럼 고흐에게도 예외일 수는 없었던것 같다.
고흐의 말을 빌자면 정말 승자이기보다는 패자에,
제우스이기 보다는 프로메테우스인것에 보다 적당한
환경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 당시 그를 둘러싼 예술적 환경은 예술가가 시민사회로 부터
소외 되어가는 과정 가운데서도 가장 참담한 상황으로 표현되어 진다.
그러나 고흐의 어떠한 작품도 그의 비참한 생을 반영하고 있지는 않다.
고흐의 그림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우주론적인 힘, 자연을 둘러싼
에너지의 흐름 백열적으로 불타오르는 이글거림,
이러한 것들이 그의 그림이 갖는 힘이며 그가 그의 삶을
그나마 살 수 있었던 존재해야 할 절대적인 이유였는지 모른다.
나는 종종 고흐의 그림을 보기 위해 단지 그의 그림을 느끼기 위해,
그리고 그림을 위해 쏟았던 그의 열정을 찬양하기 위해
그의 그림을 찾곤 한다.
열정을 갖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것이 비록 재능이 결여된 열정에 불과할지라도 누군가에 대한
혹은 무엇에 대한 열정, 그것은 화려한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삶을 무한케 해주는 마력같은 것이며 살아가는 아름다움이며
존재의 힘이 아닐까 ?
산다는 것에 소홀해질 때 모든 내 주위의 환경이 나 아닌 다른것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느껴질 때 나는 고흐가 표현코자 했던 존재의
힘을 헤아려 본다.
그리고 늘 그 해답을 찾지는 못하지만 햇볕이 쨍한 날에도
폭풍우를 일으키는 그의 그림이 갖는 힘에 대해 나는 대답한다.
\"비록 내가 고흐만큼의 천부적인 재능은 갖지 못했다해도
그 못지 않은 열정으로 내 삶을 일궈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