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심리는 참으로 묘하다..안정! 이라는 단어가 이럴때 써야하는것 인지..
한달 전만해도 가슴을 두 방망이질 치는것 처럼 그렇게 쿵쾅대던것이
이제는 뭔가에 홀린것 처럼 편안하고 차분하다.
여자의 나이라는것이 어떤의미를 갖는지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본적도 없었고
그런것을 생각해 볼 틈없이 그렇게 아이 기르며 살았던것 같은데..
아홉이란 숫자가 뒤에 붙어버리니 불안하고 나를 찾아야 한다는 인생을 찾아야
한다는 무엇엔가 매달리고 싶은 묘한 두려움에 빠져 있었다.
어느 한때도 이 나이를 대비할 필요를 느낀적도 없었고 이런 상태가 오리라곤 생각해본적도 없었다.
권태기 아니냐는 친구부터..무엇이 힘든거냐는 이해하지 못하는 시선까지..
단지 한가지...나라는 존재를 어디서든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머리속은 번잡했고 마음의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다.
모두가 무의미한 생활이고 모두가 지겹고 무상했고
어딘가로 탈출할곳은 없을까 내리 궁리만 했던것 같다.
이나이에 긴 생머리를 하고 다니니 한마디씩 한다.. 대학생인줄 알았네..라고
나이가 들어 생머리가 어울리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끈질기게 묶기도 하고 풀기도 하며 찰랑거리는 머리를 트레이드 마크처럼 그렇게
늘어뜨리고 다녔다. 아주 씩씩하게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그날 따라 초라해 보이기 짝이없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고
거울을 보다 '이 무거운 머리를 잘라내면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미장원에 가서 바로 컷트를 해버렸다..
시원하긴 했고 날아갈것도 같았다..며칠후 후회를 했지만..
나이는 무슨 나이...30되던 그 나이에도 무엇엔가 쫓기듯이 그렇게 지냈던게
생각나고 10년뒤 아홉수가 뒤에 오면 무엇엔가 또 홀린듯이 그런 마음이 되겠지만, 애매한 머리카락만 잘랐다고...
다 부질없는 나이에 대한 인식을 버려보자고 스스로 다짐하며 연말을 보내고
그리곤 지금..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에 다시 머리를 길러야겠다고 여자의 나이를 넘기위해 미소 띄는 나에게 ..
초등2학년 아들내미가 거든다..
\"엄마~머리 길러..난 엄마 긴머리가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