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자락이 가을 바람따라
갈피를 못잡고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진공된 우주속에
나 홀로 갇혀 버린 이 느낌을
파란 하늘로도 지울 수가 없네요.
허황된 욕심으로 똘똘 뭉쳐
이십 중반을 훌쩍 넘기는 군요.
철없는 십대의 질풍노도의 시기도
아니건만, 어찌 이리 횡한 사념들로
허망하게만 느껴지는지...
쇼펜하우어의 마구잡이 독설속에서
염세주의만 키웠나 봅니다.
목마름이 털가죽 속으로 파고 들어
또 다른 자아를 훼손하고 조롱을 하며
또 같은 나날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져
허탈감과 무료함에 날씨는 무미건조 합니다.
이런 신세타령에 질력이 났을때도 됐으련만
한해한해 갈수록 몸에 나잇살이 쩌가듯
머리속에도 밀실의 그림자만 더욱더
짙어지니 어찌 하면 좋을련지요
나름대로 계절탓이고 변명아닌 변명을 해 봅니다.
이십대의 젊음은 하나의 구속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가을의 풍요로움이 마음속의 가난을
불러올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좀 더 나이가 들어 부끄럽지 않게
살기만을 바랄뿐입니다.
몸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