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빠진 먹다만 햄버거가 책상위에서 널부러저 있습니다.
김빠진 콜라캔을 바라보며 무심히 웃어봅니다.
의자에 앉아 무얼했던가 생각을 해보니,
나는 그사이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최인호님의 '상도'의 마지막(5권)을 열심히 있고 있었던가 봅니다.
왜냐하며 나의 손엔 책이 들어있고,
나의 눈도 밑을 향해 글자들을 읽어내려가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더불어 내 컴퓨터안에 있는 작은 커서는 계속 무언가를 바라는 것처럼
깜빡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새벽을 알리는 알람 소리에 문득
생각에서 빠져나와 주변을 바라봅니다.
무얼하고 있었던가?
책한권 손에 있고, 어느새 눈은 컴퓨터를 향해있고,
코는 오랫동안 묵혀놨던 책들의 쾌쾌하고도 향긋한 냄새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이런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하고 있는 듯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생각에 잠긴 듯하지만
어느새...
잠들어 버린 것 같은
나의 일상들...
아직도...
알람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그만 알람을 꺼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