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게를 운영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날, 차가운 바람의 틈새를 비짚고 내려오는 햇살을 받으며 꽃가게를 들어서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여자가 가게문을 스르르 여는 그 순간부터 남자는 사랑을 보았습니다.
여자는 알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안고 매일저녁 장미꽃를 한송이를 샀습니다.
남자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장미를 손질하여 주었습니다.
여자의 손에서 떨어지는 1,000원짜리의 댓가가 남자에게는 아픔이었습니다.
'선물이고 싶은데, 댓가없는 사랑이고 싶은데'
남자는 마음 속 아픔의 파도를 접으며 생각했습니다.
남자는 귀엽고 예쁜 한송이 꽃이 피어있는 화분을 내밀었습니다.
'어떤 남자분이 전해주라고 그러던데요'
남자는 장미꽃을 사러온 여자에게 화분을 내밀었습니다.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과 행복해하는 표정의 엇갈림이 여자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스쳐갔습니다.
남자는 하루도 빠짐없이 여자에게 화분을 전했습니다.
어느순간부터 여자는 장미꽃을 사지 않았고, 이름모를 남자로부터 전해지는 화분만을 가져가기위해 꽃가게를 드나들었습니다.
남자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언제까지 이럴수는 없을거야. 그녀가 더 아파할지도 몰라'
남자는 가게문을 닫고,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여자는 화분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자의 짝사랑은 그렇게 추억속으로 걸어갔습니다.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여자에겐 자신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할 수 없었습니다.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여자에게 닥칠 폭풍우보다 더 무서운 아픔이 여자에게 일어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장미꽃 한송이로 자신의 변함없는 사랑을 증명하고자 꽃가게에 들렀습니다.
남자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때까지 여자는 장미꽃을 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자신을 향한 화분들이 배달되었습니다.
정성스레 포장된 화분들을 바라보며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의 선물이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물을 주고 손질하며 더욱더 커다란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무럭무럭 자라거라. 네가 크는만큼 나의 사랑도 커진단다'
여자는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떨리는 두 손으로 수화기를 꼬옥 쥐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는 화분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더이상 전화하지 말아줘'
여자는 수화기를 떨어뜨리고 눈물을 떨구었습니다. 더 이상 여자는 장미꽃을 사지 않았지만 화분은 계속 배달되었습니다.
어느날, 꽃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화분도 배달되지 않았습니다.
여자의 외사랑은 아픔의 고통만을 간직한 채 시들어갔습니다.
사랑은 두사람의 시간이 교차할 때만이 허락됩니다.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과 같은 사랑의 아픔이 우리 주변에 많은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우리네들의 사랑이 가도가도 끝이없고 영원히 다다를 수 없는 평행선과 같기에 그 고통마저도 아름답게 표현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짝사랑과 외사랑이 아름답게 느껴지신다면 당신도 평행선 위에 계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