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내 아버진 막걸리 한 사발을 남겼다... 누구도 아닌 국민학생인 날 위해 말이다...
\"전라도에 살때 아부지가 얻어 묵은 술이라곤 막걸리 한잔 뿐이었다,,\"
아버지 말씀에 진득한 사투리에 아버진 인제 갓 열 세살 먹은 기집애 같은 사내놈에게 막걸리 한잔을 내 놓으셨다...
아직도 즐겨 먹는 술국 한 접시에 막걸리 한잔을 내 놓으셨다...
지금은 막걸리보다 소주를 즐겨하는 아들놈 맘엔 그 달디 단 막걸리 한잔이 맘에 걸린다...
아들 자식 둘을 대학에 보내려 아버진 인구정책 심한 서울을 피해 성남땅 한켠에 방한칸을 얻어서 전학하기 쉬운 막내 아들먼저 올려놓는게 못 미더우셨는지 첫잔을 막내 녀석에게 보냇다...
아들 둘은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서로 자기 자랑 하기 바빠...아버지에게 얻어 먹은 먹걸리 한잔에 둘재놈이 항상 제 자랑을 승리로 거둔다.....
아쉬운 큰놈은 아버지에게 얻어 먹은 막걸리 한잔이 대수냐 둘째녀석을 골리지만.. 둘째녀석은 서러운 첫째는 생각않고.. 항상 첫술은 자기가 배웠다며..첫째 녀석을 약올리기 일쑤다....
다 큰 둘째녀석은 이젠 아버지께 얻어 마신 막걸리 한잔을 형에게 자랑하지 않는다...투닥투닥했지만.. 누구보다 닮은 큰녀석에게 기죽어서 일까...?
큰녀석은 이제 아버지를 닮아 있다.....
아직 어린 둘째녀석은 나이가 서른이 다가옴에도 눈가에 아버지의 막걸리 한잔을 잊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세파에 찌든다...얽힌다... 큰녀석도 나름대로 아버지를 그리는것 같지만... 어머니만 하랴...아직은 어려보이는 막내녀석만 하랴...세상이 던져주는 시름을 큰녀석이라 함에 모든걸 받아보지만...아직은 난감하다...
막내녀석은.. 가끔 자기 잘 마신단 소주를 마실때마다..큰녀석 모르게.. 아버지 생각을 큰 녀석 모르게 한다 하지만... 큰녀석은 막내녀석 속좁은 생각을 읽지 못하는게 아님에 더욱 슬프고 더욱 이 세상을 감당하기 힘든게다..
내 아버진 말이다... 막걸리 한잔을 지금 아버지 생각에 흘리는 큰놈의 눈물보다.. 어리광 피우듯 흘리는 눈물에 약한 아버진 말이다...세상 흘러가는 슬픔을 모르는 막내녀석에게 먼저 주었나 보다.....
막내 녀석이 이렇게 생각하는하는걸 보면 말이다...식구들 근심 잊어버리려 마시는 막걸리 한잔에 먼저 주지 않고...자기 걱정에 눈물흘리는 막내녀석인 나에게 먼저 막걸리 한잔을 주셨나보다..... 난 아직 어린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