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핑계였었나.. 언제부터 날짜와는 상관없이 만남의 시간이 줄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만나야 하는줄만 알았던 이제는 제법 성인이 된 나의 아가씨들..
\"여자는 남자생기면 다 남남이래~\"
\"췌~ 난 아니야.두고바\"
하던 당당했던 친구녀석들. 언젠가부터 누구가 성형수술을 했다더라, 누구는무슨 직업을 가졌다더라 하는 잡담만 하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주말이다. 창밖을 보니 굳은 비는 뿌려주지 안을듯 싶었고 벌써부터 오후를 기다리는 지 조금은 설레인다. 친구녀석들이 전화를 해줄려나. 혹시나 무슨 약속이 생길것을 준비나 하듯 거울을 들여다 본다. 나이를 먹은건지 조금씩 얼굴에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쉬는 날이라고 어머니는 모처럼 이것저걱 부선을 떨면서 아침상을 들여오신다. 상다리가 훼어질 정도는 아니라지만, 오랫만에 음식에서 나는 모락모락연기내음도 맡아가며 젓가락질을 해댔다. 쉬는 날은 머리속에 박혀있는 잠을 자야할것만 같은 평일날 못보았던 드라마를 보아야할것만같은 고정관념으로 이래저래 오후를 즐기다 보니 뉘엿뉘엿 해가 졌나보다. 토요일의 내음이 느껴진다. 어둑한 밤냄새가 날무렵 친구녀석이 전화를 했다.
\"야~기지배들 왜 그러냐. 다들 바뿌단다.정말 다 소용없다니까.우정이고 나발이고 으이씨.\"
전화기를 타고오는 친구의 짜증섞인 얘기들에 나는 반감이 교차한다.
토요일의 밤거리를 다닐라치면, 이리 저리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틈에 어디로 가야할길을 모르는냥 거리를 서설일 모습을 떠올리면 정말 친구의 그런짜증썩인 소식에도 나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래? 기지배들 암무튼 다 변했다니까.!\"
속마음은 연신 기뻤지만 맞장구를 아니 칠수 없다. 친구는 맞장구를 안쳐주면 나역시 그들과 똑같이 여길것이다. 그게 여자들의 심리여니.우리둘이라도 만나자는 친구를 살살 얼르고 다음을 기약했다. 얼굴에 화장을 칠할나이쯤 나와 우정을 맹세한 친구들이 다섯명인데 지금은 간단한 수로 줄여졌다. 제법 옷을 입으면 유연한 곡선이 그려질때쯤에 어찌어찌 하여 알게된친구들. 그때가 어려서 그런걸거라 위로해보지만 그때는 술기운만 돌면 우리는 서로의 잔잔한 고민속에 서로를 의지하며 훌쩍 거렸다. 가만히 생각하면 여기저기 유흥을 위주로만 즐겼던 지금의 친구들이 그때는 정말 죽고 못사는 사이였던게다.
그때는 춤자리를 위한 맴버의 친구들이었다지만, 그래도 그때는 우정이라는 주제를 놓고 심각했던 기억도 나건만..
이제는 얼굴을 맞대고 있을 시간이 없는건지 서로 전화기를 부여잡고 얘기할 거리도 좁다. 찬바람이 불때쯤 절친한 친구로 생각하는 녀석이 면사포를 쓴다고 하는데 그때까지라도 우리 유흥의 멤버가 우정따위를 들먹이지는 안더라도 그네들 사는 것이라도 보여주었으면 좋으련만..
토요일 아침부터 기대를 하여본 나의 가슴은 이렇게 조금의 실망으로 조금의 여운으로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