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 달 후면 그 애의 생일이다. 우린....
앤과 다이애나처럼 서로를 참 마음으로 아꼈었는데...
이젠 추억이 되어 내 마음에 남아있을 뿐이다,
그 애는 어느새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고 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헤어졌던 때...5학년
지금 그 애는 5학년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한 학기가 다 지나가고 있는
지금에서야 적응이 되어가는것 같다고...
비틀즈의 I wil 과 함게 전달된 그 애의 메일속에서 난 맘 저 깊숙한 곳에서
부터 아려오는 기억들을 곱씹어야 했다.
무엇 때문일까..
이렇게 긴 시간이 흘러버렸는데, 나도 그 아이도 함께 공유하던 많은 기억들을
모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데 지금은 너무도 틀린 두 사람이 있을뿐이다.
1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난 엄마를 잃었고, 그 애는 아빠를 잃었다.
만날수는 없었지만 우린 편지로 서로의 상처받은 맘을 위로하며 그렇게
힘든 사춘기 시절을 보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수 있길 바라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린 어렵게 재회를 했다.
너무나 커버린 우리였지만, 조금은 어색했지만 여전히 우린 마음의 벗이었다.
그리고는 난 이 곳으로 왔다.
다시 헤어진다는것이 맘 아팠지만, 우린 그렇게 다시 헤어졌다.
내가 이 곳으로 오기 얼마전 그 애 아파트 놀이터에서 우린 함께 케잌에 불을 붙였다. 마실줄도 모르는 맥주도 샀다. 그리곤..울었다.
우리 둘만이 갖고 있는 이야기들로 우린 울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 애는 내게 엄마이고, 친구이고, 여동생이며, 언니이기도 하다.
나보다 두 달 먼저 태어났다며 언제나 언니이길 자청했던 그 애.
나보다 작은 키였기에 언제나 내가 안아주었던 작은 아이.
하지만, 아직도 그 아이 메일에 답을 보내지 않고 있다.
사랑하는 친구야..하며 다정하게 불러주는 그 아이의 편지...
시간은 흘러버려 더 이상 나와 그 아이를 연결하지 못하는 것인지...
너무나 큰 공간이 만들어져 우리 인연의 끈이 닿지 못하는 것인지.....
이렇게 변해버린 나를 보이기 싫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에 갖혀있는 나약한 나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이 곳으로 온 후 그 아이를 만나지 않았다.
기회가 있었지만 만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의 우정은 그렇게 내 기억속에 묻기로 한다.
지금의 서로를 보고 울게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난 안다. 그 애는 답장을 약속받지 못한 메일을 계속 보내리라는 것을.....
그리고, 아프지만 난 그 메일들의 답을 마음으로 보낼거라는 것을...
앤을 닮은 내 친구...
c.e.m....
그 애는 나의 마음의 벗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