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물들인 내 머리를 보시고
찡그린 얼굴에 사랑을 담아서 아버진 날 보고 그냥 웃어주셨다.
예전 같으면 벌써 벼락이 내렸을터인데...
아들 입으라고 당신 바지보다 아들 바지를 사들고 오셨다.
어디서 만든 바진지 어떤 상표인지 난 궁금하지 않다.
천원을 주고 사셨어도, 만원을 주고사셨어도 좋기만 하다.
그런 아버지를 난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엄마는 외계인 같다고 웃으며 놀리셨지만
아버진 그냥 웃어주셨다.
그냥...
그 사랑을 입고 지구인이된 아들은
그해 겨울 아침.
따뜻하게 출근했다.
-2000. 12 청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