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끝에 채이는 햇살이 기분좋은 하루였다.
이제는 제법 따가워진 햇살로 얼굴을 찡그리게 되긴 하지만 이곳 저곳에 생기를 주는 햇살이 여간 반갑지 않다. 유난히 길고도 춥고 암울했던 겨울을 보낸 난 성큼 성큼 다가서는 여름을 반기게 된다. 이젠 목련도 벚꽃도 모두 지고 푸르른 잎들만이 무성해진 나무들을 보며 난 생명의 신비함에 감탄을 하고 만다.
여름의 무더움에 매료되기보다는 여름만이 가지고 있는 푸르름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여기저기 푸르지 않은 곳이 없는 어디를 봐도 초록빚과 청록빛의
잎들과 바다...사람의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색감으로 자신을 장식하고 있는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이와 함께 한 해 한 해 늘어가는 것은 아마도 자연에 대한 고마움이 아닐까 한다. 어린시절에 미쳐 깨닫지 못했던 사소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새삼 고개를 숙이게 되곤 하니까 말이다.
일상에 지쳐 겉잡을수 없는 압박으로부터 날 해방시켜주는 곳 또한 도심속에 자리하고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즐비해 있는 공원이다. 빌딩 숲 안에 도도히 자리하고 있는 그 곳이 나의 피난처이기도 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연은 언제나 나의 말없는 친구가 되어준다. 푸른 손을 흔드는 나무들은 나의 가장 편안한 이야기 상대이기도 하다.
하루 하루 푸르러지는 세상속에서 쉼을 얻게 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아마도 나 또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