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모처럼의 휴일이지만 일찍 일어나야 했다
시골에서 어머님께서 올라오셨기 때문이다
어머님을 위해서 아침 상을 올려야 할 텐데
초보 아줌마 인지라
또한 핑계하나 더한다면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
사실은 알고 보면 막내로 자라 요리에는
관심과 취미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할 줄을 모른다.
하기 싫었기 때문에 배우지도 않았다
나의 이런 실정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어머님은 그리 도와주시지 않는다
다행이면서도 조금은 섭섭한, 그러나
알고보면 다행한 일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어쩌면 고추장,김치, 조카 옷 한가지까지 신경써서
배려하시는 이젠 앞에 \"친정\"이라는 말이 꼭 붙어야 되는
친정어머니를 보아 온 탓인지 괜스레 시어머님께
바라는게 많은 나아많은 철없는 초보 아줌마이다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로 사랑하는 사람을 낳아주신 그분
그 하나만을 가지고 나와 가장 가까운 인연이 되어
나를 태어나게 하지도 않았지만,\"어머님!\", 그 이름으로
가족의 끈으로 엮어지신 그 분,
나는 아직도 덜 컷나 보다
아직도 친정이 더 생각나고
친정엄마, 아빠가 더 보고 싶은 걸 보면 말이다.
팔장을 끼고 가는 그이와 어머님을 바라보며
가지지 않아도 될 법도 한 괜한 질투심이 마음 한 구석을 스쳐 지난다
어머님께서 들고 계셨던 그 무겁지 않은 쇼핑백이
돌고 돌았다.
어머님 들고 가시던 것을 내가 들었고
내가 들고 가던 것을 그이가 힘들다고 달라고 했고
그 아들이 들고 가시는 것을 당신은 빼앗아 가신다
당신 자식을 더 아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마음 가득하여 지니까
어쩔 수 없는 서운함이 밀려오는데
이 무슨 주책없는 질투심이람....
잘 해 드려야 겠다는 어떤 의무감이
오히려 어머님과 나 사이에 어떤 보이지 않는
것으로 가려져 있지는 않을까
아! 나는 언제쯤 당신의 그 따스한 손끝의 체온을
가슴으로 녹아내리게 할 수 있을까?
맑고 그 순수함으로 자식을 향한
끝없는 사랑으로 걸어오신
고생과 시름의 한 평생을 어찌 새내기
며늘아가가 헤아리겠습니까 마는
우리 두사람을 향한 당신의 그 마음을
집안 가득 채우며,채우며 살아가겠습니다
이쁜님 이십니다 저는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요...함께 살아온날....그리고 또 그만큼 더 살아야 할 날이 암담하게 가슴을 짓누르기도 하는 요즘......희생없이 되는것은 아무것도 없다는것을 깨우쳐 주기라도 하는듯...허우적 거리며 살아가야 하는 시집살이....내 나이 46...이젠 벗어나고픈데...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더욱 안타까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