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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방 > 수필 )
· 자신의 일상,그리고 마음들이 모두 모여있는 곳
화분
날짜
:
2001년 05월 12일 (토) 8:46:37 오전
조회
:
1525
하루를 마감하고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 오고 있었습니다
집근처에 오면 항상 보이는 곳은
약국과 비디오가게와 부동산사무실과
그리고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이 꽃집입니다
아주 작은 집이지만 화분을 밖에 수북히
내어 놓아서 항상 지나가면 자연스레
눈이 거기에 먼저 가 있곤 합니다
겨울에는 보이지 않던 작은 화분에 담긴
꽃과 이름모를 식물들이 제각기
자기들을 봐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이런 것들을 볼 수 있게 한
봄의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지 아니 할 수 없습니다
그 앞에 머뭇거리자
\" 꽃 사시게요?\" 주인 아저씨 입니다
\" 구경하면 안 될까요\"
\"예, 구경하세요\"
아무리 구경한다고 말했지만
한가지라도 뭔가를 사야된다는 의무감이
들었습니다.
매일 이곳을 그냥 지나쳐 갔지만
오늘은 꼭 하나를 사야겠구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중에 똘망똘망하게 생긴
작은 화분을 하나 골라 하저씨께
이름도 물어 보고 어느계절에 꽃이 피느냐
얼마나 오래 가느냐고 물어도 보았습니다
아주 작아서인지 2천원을 했습니다
꽃받침까지 해서 2천 3백원을 주고 샀습니다
작은 화분이지만 그 작은 것에 비하면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 모릅니다
그 화분은 지금
우리 식탁에 놓여 있습니다
화얀 꽃 한송이가 빙그레 웃고 있습니다
잎사귀가 얼마나 반짝이는지 모릅니다
어제 샀건만 벌써 이름이 가물가물 거립니다
이 작은 하나가 지친 눈과
피로한 마음을 위로하고
새롭게 만들어 주는 것은
그것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생기로 나에게 지금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함께 호흡하고 있지 않을까요?
화분은 산소를 내어 뿝고
나는 이산화탄소를 내어 뿝고
우리는 서로 필요한 것을 나누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왠지 더 행복합니다
05.13
저두 작년 이맘때쯤 2천원을 주고 작은 화분 하나를 샀던 기억이 나네요..^^
저두 작년 이맘때쯤 2천원을 주고 작은 화분 하나를 샀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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