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산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산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산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산다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습니다.
숨쉬고 있다는 게 사치스럽네요.
식사를 한다는 것, 이야기 하는 것, 잠자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들이 모두
사치같네요.
왜 존재하는 지 아세요?
그냥 멀뚱멀뚱 서 있는 것 같은 기분, 세상을 위해서 뭔가 해 줄수 없다는 것,
저 혼자 잘났다고 떠들어대며 돼지처럼 꾸역꾸역 세월의 양만 가득 채우는 것,
까다로운 소크라테스가 될 수 없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살아가면서 내 모든 것을 베풀어줄 수 없다는 것, 내 것을 채워야만 하는 것들
모두가 사치스럽습니다.
한 번 뿐인 생인데 그저 먹고 마시고 자고 일하고 무엇을 위해 사는거죠?
내 것만 채우다 죽고, 먼저 간 이들과 다를 바 없는 향락을 누리면서
배나 쓰다듬고 부족하다면서 더 불려서 이 이상은 더 채울 수가 없을 때
터뜨려서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알로 낳아서 밑에 있는 한 사람에게만 그 무거운 덩어리를 물려주고
떠나버린다. 가벼워진 몸으로 다시는 돌아와서 그 짐덩이를 받지 않겠노라고...
미련이란 베낭을 메고 뒤만 돌아보며 눈물 방울 맺히면서 떠나간다.
덩어리를 물려받은 이는 다시 삼켜서 더 부풀려서 이전 것보다 훨씬 더 큰
덩어리를 다시 물려준다.
그리고 떠난다.
계속 되풀이 하다 알은 부화되지 못한 채 점차 생명력을 잃어간다.
나중에는 썩어서 부패한 냄새가 나 아무도 가지려 들지 않을 것이다.
아주 훗날에는 그럴 것이다.
조금은 멀지만 그런 날이 올 것이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밥을 먹지 않는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옷을 입지 않는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집이란 것을 없앤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가족이란 그룹을 형성치 않는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배우지 않는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개처럼 벌어들이지 않는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성을 쌓아두지 않는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부화하지 못할 알들을 보며 웃음짓지 않는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기 위해 모임을 갖지 않는다.
불쌍해 보이지 않으려고 정승처럼 베풀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다른 이에게 웃음 지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사치스럽게 살더라도 불쌍하고 창피스럽고 수치스런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나는 피땀을 흘리고 저 멀리 떨어진 바다 건너편의 사람들에게는 행복을 안겨준다.
이것이 정말로 삶이다.
한 번 뿐이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여행을 떠나도 미련 없이 갈 수 있는...
그렇게 살고 싶다.
딱 한 번만 있을건데 되도록이면 얼굴 비추지 않고 불쌍하다고 손가락질
받으면서 발 붙이고 있기는 싫으닌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