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친구? 푸하하하하하하.
아,미안. 내가 너무 대놓고 웃었나?
미안,미안. 기분 상했어?
솔직히 말이 안되잖아. 안 그래? 니가 말해놓고도 어이없지?
글쎄, 친구라.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그런 생각은 왜 갑자기 하게 된거야?
아, 그런거였어? 진작 얘기하지. 그럴거면 왜 여기까지 왔어?
목 마르다. 뭐 마실래? 사이다?
사이다 지겹지도 않니? 어찌된게 맨날 사이다야.
메뉴 좀 바꿔봐라.
너, 뭐든지 금방 질린다더니, 사이다는 아닌거야?
사이다는 좋겠네.
사랑? 사랑이 뭐 별거니.
그냥 옆에 두고 싶으면 그게 사랑이지.
니가 말하는 친구랑 내가 말하는 친구랑 뭐가 달라?
뭐 그렇게 거창하게 설명해? 너 오늘따라 말 많다? 조용히 좀 해봐.
생각은 해볼께. 친구는 싫다. 그게 뭐니? 웃기잖아.
담배? 아, 내 맘인데? 니가 왜 이제와서 간섭이야? 상관없잖아.
혹시나 내가 사랑이란 게 다시 하고 싶어지면,
그 때 다시 널 찾을게. 어때? 괜찮은 조건 아니야?
그럼 넌 니가 원하는 걸 얻고, 나도 내가 원하는 걸 얻고.
상부상조 하자, 이거야.
어리석게 굴지 마. 몰랐니? 아니잖아.
그까짓 사랑. 그만하자.
참, 그리고 몰래 몰래 숨어서 나 쳐다보지 말아줄래?
징그럽거든. 니 징글징글한 욕심이 보여서 말이야.
그게 뭐니, 그게?
퉤.
참, 나 이번에 소개팅 한다. 언니가 소개시켜준대.
뭐 봐서 맘에 들면 옆에 두는 거고 아니면 그 날 보는 걸로 끝이고.
왜? 그러니까 질투나?
누가 욕심쟁이 아니랄까봐.
됐네요.
고작 1년이라. 퉤. 정들자마자 이별이네, 그렇지?
좀 시간을 가져봐.
그러면 나도 여유를 가지게 될 거고,
우리 좋은 사이 될 수 있을 거야.
비록 사랑은 아닐지라도 말이지.
카~악, 퉤.
그래, 가.
다음에 시간 나면 또 보자.
푸하하하하하하하.
사랑? 그까짓 사랑?
너한테 상처를 줄거야.
처절하고 지독한 상처를 니 가슴에 새겨줄거야.
나쁜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