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가 필요하다. 물론 지금의 당신은 나에게 묻겠지.
"왜? 왜 하필 그 사람이 필요한거야?"
그러면 나는 또 이렇게 대답하겠지.
"당신이 줄 수 없는 걸 그는 나에게 주거든.
그리고 난 지금 그가 주는 모든 게 필요해.
그게 지금 내 행동과 선택에 대한 이유야.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해?"
어쩌면 당신의 말이 옳은지도 모른다. 뼈저린 상처를 남기고 떠났던 내가 이제와서 다시 찾는 그 사람이라니.
누구라도 말릴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아무리 나를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 한다 할지라도 나는 그가 필요하다는 것.
나도 알고 있다. 나의 이러한 말과 행동이 또 다시 그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그것 또한 좋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곁에 있어 주지도 못하면서 앞 길만 막는 관계는 그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지금 당신이 내게 있어서 그렇다.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만 지나치게 열중하고 있다.
단지 내가 필요로 할때만 그를 찾는다고 욕하지 마라. 누구에게든 필요에 의해 쓰여지는 것과 사람은 늘 존재한다.
마치 우리가 감기에 걸려서 감기약이나 병원을 찾듯, 혹은 목이 말라 물을 찾듯이. 그렇게.
어쩌면 그에게서 여전히 내 존재를 확인받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나는 그의 마음속을 난도질 했던 못된 여자이지만,
더불어 그 상처를 껴안고도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욕심이라고 해도 좋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힘을 얻고 싶을 뿐. 아무도 해주지 못하는 것을 그는 여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어보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 너무 말이 많다. 가령, 연예인 이야기라던지 혹은 지나가다 바람결에 들은 이야기라던지.
자신의 일도 아니면서 심각하리만큼 해주는 걱정 혹은 관심, 간섭. 남에게는 독이 될 수 있는 그런 엉터리 말. 당신이 그렇다.
당신의 일이 아닌, 그리고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라.
난 여전히 그가 필요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를 찾을 것이고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내가 필요할 때 혹은 필요로 하지 않을 때에도 늘 곁에 있어주던 그를 난 계속 곁에 둘 것이다.
그것이 훗날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라도 그에 대한 열매는 내가 끌어안는 것. 아무 말 하지 마라.
단순히 내 텅 빈 가슴을 채우기 위해 그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해둔다.
그가 남자여서가 아니라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날 즐겁게해주고 곁에 있어주기때문이다.
친구라는 번쩍번쩍한 간판을 내걸고 있는 자, 당신. 과연 그런지 다시 생각해보라.
스스로를 챙기기에 급급해서 뒤돌아보기는 커녕 옆을 쳐다볼 여유조차 없는 당신이야말로 누군가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한 박자 쉬고 한 걸음을 늦춰서 정말 곁에 누가 있고 누가 필요한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
당신, 왜 하필 그여야만 하냐고 묻지마라. 이건 분명 내 일이다.
간섭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내 마음에 대해 내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다음에 이야기를 해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 당신. 이제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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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당신'은 한 명이 아닌 여러명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