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날과 다른 것은 하나도 없었어요.
난 그저, 평소처럼 친구를 만들고 싶었어요. 난 그저, 평소처럼 함께 놀고 싶었어요.
하지만 언제부터 이렇게 하락해 버린 것이죠?
내가 언제부터 천애 고아가 된 걸까요.
너무해요, 난 그저 고아일 뿐, 그 외에 난 달라진 것 없어요.
내 부모님이 더 좋은 하늘나라로 간 것 뿐, 난 달라진 것이 없는데요.
함께 놀려고 한 것 밖에 없는데, 왜 나를 그렇게 멀리 바라보나요?
무엇 때문에? 날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건지, 난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리 엄마가, 너랑 놀지 말래."
"어째서? 왜, 나랑 놀지 말래?"
"엄마 아빠 없는 애랑 놀면, 이도 옮고, 버릇도 나빠진대."
"우리 엄마도 그랬어."
왜 돌아가버리는 건가요?
왜 날 버리고 그렇게 등돌려 가 버리는 건가요?
내가 달라진 것이 무엇이 있나요? 무엇이, 내게서 달라졌죠?
난 평소처럼 웃고, 함께 놀자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왜 나를 그렇게 멀리 하는 건가요.
길을 걸었습니다.
다리가 아파요.
엄마랑 아빠를 찾으러 떠날 거에요.
죽어서 떠난 길목을, 나도 걸으면 찾을 수 있겠죠.
배가 고플 거란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요, 그런데 배가 무척 고파요.
땀이 너무 많이 흘러요.
개울가가 보여서 물을 마셨어요, 물이 참 시원해요-.
세수도 했고, 물도 마셨고. 계속 길을 떠나요.
엄마랑 아빠랑 간 길을 찾아서 떠나고 있는 거에요, 난.
엄마 아빠가 갔다면 나도 못 갈리는 없으니까요.
계속 걷고 또 걸었어요.
다리가 아파요. 배도 고프구요, 머리도 아파요.
세상이 흔들거려요, 이걸 보고 어지럽다고 하는 건가봐요.
"꼬마야, 뭐하니?"
"엄마랑 아빠를 찾으러 떠나요."
"어디에 계시는데?"
"하늘이요."
"바보녀석. 똑바로 말해, 하늘이라니. 데려다 줄게."
"...... 저기 저 산에 데려다 주세요, 저기에......... 계실거에요."
"녀석. 알았다, 얼른 타라."
좋은 아저씨를 만났어요. 이상하게 생긴 차를 타고 갔어요.
이걸 보고 경운기래요.
내게 물을 주셨어요.
물이 참 맛있다고 느낀 건, 오늘이 처음 이었어요.
아저씨가 산 턱에 내려 주셨어요. 이젠 혼자 올라 가야만 한대요.
아직 한참 아침이니까. 나 얼마 걷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걸었어요.
다 올라온 듯, 온 듯 하면서 너무나 멀어요. 짜증이 났지만 참았어요.
다리가 아파와요, 너무나 아파서 걷지도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저 산에 올라가 손을 뻗으면 엄마랑 아빠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왠지 그럴 것만 같아요.
숨이 가빠졌지만 아무렇지 않아요. 이제 거의 다 왔거든요.
나무가 많이 없어지면서, 세상이-.
네, 파란 하늘이 나타났는걸요. 너무 예뻐요-.
"엄마-! 아빠-!"
메아리가 쳐요, 저번에 엄마 아빠랑 같이 왔을 때 이렇게 반대편에서 내 목소리가 여러 번 들렸어요.
소리를 쳤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 걸 보면, 분명히 아무도 없는 거겠죠.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무척이나 파랗네요,
언젠가 갔던 바다랑 똑같아요.
하얀 것은, 파도라고 생각하면, 바다랑 아주 똑같아요.
바다를 하늘에 올려다 놓은 것 같네요.
손을 뻗었어요.
머리가 어지러워요.
무척 아파요.
햇빛이 눈을 아프게 해요. 하지만, 엄마를, 아빠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뻗었어요.
하늘이 닿을 듯 말 듯, 나에게 닿이지 않아요.
화가 났지만, 꾹 참았어요.
제대로 잡히질 않아서, 옆에 있는 나무 위로 올라 갔어요.
여러 군데 긁히고, 아팠고, 울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만나고 싶으니까요.
닿아야만 하니까.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어요.
계속 손을 뻗었어요.
"엄마, 아빠-."
머리가 어지러워요. 앞이 하얗게 변해요.
구름이 너무나 많이 생겨 버린 걸까요? 이상하네요.
어째서, 앞이 하얗게 변하는 걸까요.
파란 하늘 바다가 보이지 않아요.
누군가가 오는 것을 느껴요.
아마도, 엄마랑 아빠일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포근한 건, 엄마 아빠 뿐이니까요.
따뜻하다고 이렇게 느낄 수 있는 건, 엄마 아빠 뿐이니까요.
앞이 하얗게 변하고, 내가 기울어 지는 것을 느껴요.
예전 같으면, 피 날까봐 무서울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아, 엄마 아빠가 오라고 손짓하는군요.
네, 지금 가요-. 조금만 기다려요, 여기가, 잘 빠지질 않아...
아, 됬다.
함께 가는 것 맞죠. 이젠 떨어지지 않는 것 맞죠?
나, 길을 찾았어요.
엄마, 아빠가 간 길을 찾았어요.
이젠 함께 갈 수 있어요.
엄마, 아빠가 간 길은, 하늘에서 가장 높은 곳을 바라며, 하늘을 향해 말을 하면 되는 거였군요.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이제 이렇게 만났죠.
하늘을 향해, 다음 번엔.
한 번 더 가능하다면, 내 친구들을 부르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엄마 아빠를 만났으니까.
나, 지금은.
이대로, 함께 갈거에요.
모두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