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문득 나를 스쳐 지나간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의미였을까?,
또 그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오며 만나고 헤어짐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지만,
내게 특별했던 기억으로 남은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혹시 내 삶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된다.
사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가물가물하기에 기억에 남는 만남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
중학교 시절 유독 나를 예뻐해 주시던 국어 선생님,
폭력적이셨던 특공대 출신의 선생님, 그리고 친했던 친구 몇 명뿐이다.
고등학교 땐 최근 우연히 L 모임에서 만나 뵌 화학 선생님,
그리고 항상 디스크로 고생하시면서도
우리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알려 주신 수학 선생님과
정말 수험생의 힘든 하루하루를 같이 울고, 위로하며
가족보다 큰 의지가 되어 주었던 여러 친구들이 떠오른다.
그 시절은 친구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래서 지금도 그 친구들에게 전화라도 오는 날이면
괜스레 가슴이 설레고 얼굴을 떠 올리며 진심으로 만나고 싶어진다.
대학에 진학 한 뒤론 왠지 진심으로 이어지는 만남이 아닌
형식적으로 얽히는 관계가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씁쓸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루어진 만남은
철저히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닌 주변인들에 묶여진 것들이 많다.
그 만남들 중에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좋은 관계도 많았다.
또 헤어지면서 아쉽고, 슬프고, 꼭 다시 만나고 싶은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나를 의지해 주며 친구처럼, 가족처럼, 언니, 동생처럼
그렇게 나의 가슴 속에 추억의 한 장을 마련해 두고 멀어져간 사람들.
지금 노력만 하면 만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노력으로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 그들에게 나는 어떤 의미였을까?
나는 그들에게 맞추려 노력하고 존중하려 애쓴 듯한데,
사람의 마음속은 쉽게 알 수 없기에
그들의 표정과 행동만으론 파악하기 힘들다.
겉으론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어도
나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을 속으로 감추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사람이 많다면 나를 다시 돌아봐야할 텐데…….
요즘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을 접하면서
나는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조금 망설여진다.
이러한 망설임은 항상 있어왔던 것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려지는 듯하다.
왜일까? 그건 아마 시행착오를 줄여 보려는 조심성 때문이리라.
그리고 자신이 상처 받지 않으려는 자기 보호본능이리라.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무모하리만치 솔직했던 만남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마음을 다 드러내어 함께 하고픈 사람이 많을수록 삶이 즐겁고,
그 어떤 변화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 아닐까?
여러분은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08.21
저는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라, 학창시절을 추억한다는 느낌이 어떤건지 잘은 모르겠어요.
종종 학창시절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 그런 것 같다고도 생각해요. 미래를 떠올리고 있으면 막연히 불안해지고는 하거든요.
음... 하지만 요즘 선생님들은 공부를 종용하지, 친구관계를 중요시하지는 않으시니까 저는 공부가 목적인 학교교육에
솔직히 질렸답니다. (이 말이 아닌데;) 아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말이지요;
저는 고등학생인데도.. 솔직히 마음을 털어놓고 이런걸 잘 하지 못해요. 그런걸 못하는 것도 있고 제 스스로 그걸 막죠;
친구라고 칭할 수 있는 것도 고작 5명 쯤 될까요? 어울리는 아이들의 수가 그렇다는 말입니다; 하하;
모두 다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랑만 잘 지내고 잘 웃고 그래요; 이상하게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의 대화는 거북스럽기도 합니다;
안 좋은 성격이라고 생각하는데.... 고칠 방도가 없고; 모든 아이들과 잘 지내기를 바라지도 않아요 그렇게 지낼려고도 해봤는데
능력 부족이더라구요. 제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학창시절의 친구들을 그리워하게 될까요?
지금 친구들 다섯명 정도가 그저 제 친구들의 끝일것만 같습니다 저는;
09.29
다른사람의 마음에 나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것 위대한것이다.
나의 마음속에서 다른사람의 마음을 잡아놓는것.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를 만나서 나를 오랫동안 남게한다는것.
그사람과 헤어지게되더라도 나와 그사람의 기억속에 그동안의.
추억과 시간들을 회상할수있는 그런 사람의 존재가 되는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