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의 댄서는 도입부 부터 관객에게 독특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한다.
흔들리는 카메라 앵글은 어지럽고, 흡사 다큐멘터리를 연상케하며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속 주인공의 외침은 보면 볼수록 가슴이 아프다.
아름다운 슬픔이란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부당한 것을 지켜보아야만 할 수밖에 없는 관객에게
끈임없는 분노와 연민으로 큰 심적불편을 주는 감독의 의도가 잔인하다.
그렇게까지 한 사람을 비참하게 그려낼수 있는건지...
연출된 의도에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으리라 나름대로 냉정하게 이 영화를 보았지만 어쩔수 없이 흔들리고 말았다..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영화보다 생각하며 내 나름대로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이리라..)
아들을 향해 형장에서 마지막 부르던 노래가 둔탁한 사형집행으로 멈추었을때 나의 심장또한 정지한듯 했으며,
어둠속에 그녀의 나머지 노래가 자막으로 올라가는 그 충격적인 2분간의 숨죽임은
나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때때로 지워지지 않는 깊은 잔향을 만들어내곤 한다.
셀마를 지탱케하는 뮤지컬에 대한 애착, 뮤지컬 속의 그 행복한 상상.
그 마약과도 같은 힘에 동질감을 느꼈다면 지나친 감정이입일까.
그녀의 외침은 아름다운 핏빛 노래였으며 따뜻한 어둠이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세상 무엇이라도 다 할 수 있는 주인공의 모성애가
극장안 어둠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을 적신다.
난 개인적으로 슬픈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당연히 그런 영화는 보지도 않았다.
(SF물이나 법정스릴러, 만화, 심리드라마를 난 좋아한다.)
어떤 친구는 슬픈영화를 보면 가슴이 후련해진단다.
슬픈영화를 보고 가슴이 후련해 진다니..
그런 시도조차 할 의향이 없던 내가 그걸 어떻게 이해할수 있단 말인가.
포스터를 보았을 때 그리고 라디오를 통해 "이상한" 이 영화의 사운드트렉을 들었을 때
뭔가 깊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줄것만 같은 확신이 들었고
난 이 영화를 위해 마감에 쫒기던 토요일 오후를 아낌없이 할애했다.
..가슴이 후련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단단해졌다...
난 이 영화를 통해 뷰욕이라는 아일랜드의 뮤지션을 알게되었다.
나이를 짐작키 힘든 외모, 영혼을 흔드는 마성을 지닌 그녀가
얼마나 독특한 사람인지는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아도 쉽게 알수 있을것이다.
난 자기색깔을 지닌 사람들의 그런 독특함을 좋아한다.
공장에서 찍어낸것 같은 똑같은 모습들에는 쉽게 실증을 내며
또한 내 자신이 그렇게 될 수 있음을 경계한다.
난 영화를 일상속의 비타민이라고 부르고 싶다.
영화를 통해 느끼는 대리만족과 환상으로 지친 일상에, 무료한 일상에 충분한 자극을 제공받는다.
더불어 간혹 현실에서 느끼지 못했던 교훈을 현실보다 더 깊이 받기도 한다.
간혹 잘못걸린 쓰레기같은 영화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알고있다.
현실은 차갑고 냉정하다,
영화는 슬픔에 옷을 입힐수도 있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
토토에게 들려주는 알프레도 아저씨의 진지한 충고가 아니어도
현실의 중요함은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다.(시네마 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