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전'까지 오세요~!라고 문자가 왔다.
9시, 10시, 11시 중에 언제 가야 하나?
9시쯤 가면 되죠?하고 물어도 시원한 답이 없다.
참 기이한 의사소통이라고 생각을 하고
9시까지 가려고 했,으나 9시 7분까지 잠을 잤다.
머리만 감고 채 마르지도 않은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집을 나섰다.
선선하고 쨍쨍한 가을하늘이다.
9시 30분에 갔더니 왜 벌써부터 왔냐고 한다. 가만히 있기 뭣해 이사짐 마무리 정리를 시작했다.
우렁각시처럼 남들 도착 전에 땀흘려 일하고 자리를 떴다.
나름대로 사정, 나름대로 해석, 나름대로 추측
그것들이 모두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물릴 수가 없어서
누구는 우렁각시가 되고,
또 누구는 서방님이 되고,
누군가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된다.
그런걸 가지고 니가 나쁘네, 모자라네 할 수 없다.
나름대로 뭔가 생각했겠거니, 하는 수밖에
모두, 오전중에는 도착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