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타향살이 시작한 지 5개월차
대학 4년을 기숙사에 자취에 계속 나가살았으니 집에 있는 것보다 바깥에 있는 게 좋을 줄 알았다.
실제로 대학 들어가곤 가족들과 크게 다투거나 마음 상할 일이 없었는데 작년 한 해 집에 있으면서 온 가족과 얼마나 투닥거렸는지...
서럽다는 생각에 이렇게 찌들어 살게 될 준 몰랐는데 말야.
버는 족족 세금에 아낀다 아낀다 아껴도 각종 생활비로 빠져나가는 월급따윈 서러운 축에도 못낀다.
기쁠 때나 슬플 때 날 인정해주고 위로해줄 사람
맑은 날 함께 좋은 곳을 돌아다니고 비오는 날 함께 김치부침개를 먹을 사람
아무 말 없이 부담 없이 기댈 수 있는 친구든, 가족이든
내 편이 지금 여기 없다는 게 아리도록 서러워서 홀로 방에 앉아 무릎을 감싸고 울어봤다.
가족에게 투정부리기에는 여기까지 고집부려 온 내 모습이 부끄러웠고 죄송했다.
힘이 되어주진 못할망정 투덜거리기에는 첫째 자존심이 꼿꼿하다.
다들 힘들고 복잡한 시기에 겨우 이런 무게 이겨내지 못해 징징대는게 유치하고 미안하다.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별일 아니라 넘길 수 있는 고민들인데 참 부끄럽다.
비상(飛上) 그리고 비상(非常)
07.26
누구나 그런 과거들에게 마음을 강탈당하며 삽니다.
저도 과거에 매여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서거나 하는 성격이 아니기때문이지요.
실수한번은 자기를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길로 이끌어간다고 느끼기때문에
(그것은 일종의 자폐적인 세계관입니다)
보통은 괜찮습니다.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길은 없습니다.
살인을 하신것도 아니시고 ㅋㅋㅋㅋㅋ 단순히 가족에게 몇해간 사이가 나빳다는 이유로
모든 자신을 부정하기엔 이른법이지요.
단순히 말하는 수준이 아니고 그렇게 살아본 사람으로 이야기 드리는것이니
힘내시고 먼저 마음을 내려놓으실수 있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