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누군가는 노릇노릇한 전에 막걸리를 마시고 있을테고
누군가는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요란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있을테지.
오랜만에 주말출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어쩐지 이런 날에는 불 하나 켜 있지 않은 어두운 방안에서
시뻘건 피가 낭자하는 액션영화나
적당히 로맨스가 섞인 야한 영화를 보며
맥주를 홀짝 거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꼭 그렇게 하리라 마음 먹었다.
그러나 요 며칠 계속 앓았던 탓에 몸이 다 회복되지 않아
액션영화고 야한영화고, 맥주를 마시다 그냥 잠들었다.
요즘 내 정서가 심히 불안하다.
문제는 알면서도 조절이 안된다는데 있다.
별 것 아닌 일에도 버럭버럭 불같이 화를 낸다.
아아 어쩌면 좋니 정말.
다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