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좀 일기를 많이 쓴다.
뭐 앞으로 당분간은 쓰지 못할수도 있으니
많이 적는것 나쁘지 만은 않을것같다.
나는 지금 아버지 심부름으로 누군가를 만나기위해 기다리고 있는중이다.
집에서 기다리는데 우연히 강심장이란 프로가 나온다.
요새 티비를 많이 보지 않는데 요즘 토크쇼는 참 버라이어티 하게 하는군 싶다.
끝무렵 조혜련이 울아빠란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늘 미안하단 말을 달고 살았던 초라한 아빠.
그 아빠를 늘 창피하게만 봤던 조혜련
끝내 아빠는 미안하단 말을 끝으로 숨을 거둔다.
미안한 마음이 전해져 온것일까.
삭막한 나의 감정에 오랜만에 단비같은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나의 아버지는 어떠했는가.
나의 아버지는 조혜련의 아버지와는 정반대다. 정말 정말 반대.
울 아버지는 늘 당당하셨다.
위풍당당한 건장한 몸집을 가지고 계셔서 어린 나의 눈에도 든든한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관우나 장비 못지 않으셨다.
누가 그러던가 영웅호색.
나에겐 아버지는 영웅이셨고,
당신은 여자를 좋아 하셨다.
내가 어머니라고 부른 분이 꽤 된다고 기억하면 말 다한것이겠지.
그러나 아버지는 떠나셨다. 나에겐 일언방구도 없이.
나는 슬펐다. 미웠다. 아니라고 사실을 회피하려 했다.
내 삶은 그때부터 암흑이 었으리라.
나는 올해 아버지에게 간다.
오늘 전만 하여도 나는 아버지를 용서하기 위해 간다고 말하고 다녔다.
그런데 정말로,
나는 아버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였을까?
만약 미안하단 말을 하신다면 나는 어떻게 받아드릴것인가?
나의 영웅다운 모습의 당당한 아버지가 연로하여 쇠약하게 미안하단 말을 들으면
나의 기분이 좋을까?
아니다.
아니야. 그건 아니다.
어떻게 됐든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숨을 쉬고 살수있는 내가 없었을것이다.
그런데 가당찮게도 나는 그런 아버지에게 감히 용서한다는 마음을 품는 것인가.
가당치않아.
당치 않아.
나는 미국에 간다.
아버지를 만나러.
사랑했었다고, 존경했었다고, 그리고 지금도 그럴수 있다고 말하기 위해서.
나는 이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