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on 리메이크 ver 를 보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게 아픈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애니같은 건 고등학교 때 스쿨럼블 1기를 본 게 전부인 사람이지만
내 주변의 수많은 덕후들이, 매니아들이, 전문가들이 이 애니를 두고
명작이라고, 감동적이라고 극찬하던 말이 이제서야 실감이 간다.
아마도, 내가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혼자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그 사람에 대한 "환상" 외의 다른 환상이 필요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랜 꿈에서 깨어나고 그 추억들도 빛바래질 때 쯤 접한,
이런 가슴아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나같은 냉혹한 척을 하는 사람도
그 옛날의 "환상"이 가져다 주었던 아름다움을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정말로 슬펐던 것은
아무리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파도, 유이치가 사랑했던 마코토도
사오리도, 그리고 아유도 유이치를 떠나가는 장면에서
정말 가슴을 부여잡고 그 옛날처럼 아파해도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미 내 무딘 영혼은 완전히 메말라 버렸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