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물을 너무 쓰는거 아니오. 그리고 수도를 다 외벽에서 쓰면 어떻합니까.
조경팀도 물을 쓰야할꺼 아니오."
뻐친 짧은 머리와 노가다현장소장 답지 않은 하얀피부에, 삐죽 날카로운 눈매와
콧날을 가진 사나이는 질책하듯 우리 팀장님께 따지듯 말을 걸어온다.
" 저 그게...."
난처한 모습의 팀장님. 불쑥 내가 나선다.
" 두동 건물중에 한동 건물에 수도만 꽂았는데요. 저쪽 동에 꽂으면 될텐데요."
순간 현장소장은 날 째려보더니, 언성높여.
" 이봐 팀장님하고 대화하는거 안보여, 너는 뭔데 끼어들어 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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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할 말했습니까? 그리고 당신은 뭔데 내는 말도 못합니까?"
"뭐하고 했어? 너 제정신이야? 이게 미쳤나."
소장얼굴에선 하얀 얼굴이 급세 붉은 반점들이 생겨 난다. 흥분을 주체 못한
현장소장은 나에게 한걸음 다가서며, 턱을 위아래로 흔들며 나에게 막말을 하기 시작한다.
나는 뒤질세라 대들며,
"니는 먼데 내가 니 눈치 봐야하나. 그리고 언제 봤다고 반말이고."
"야야, 너 갑자기 왜이러냐. 진정해라. 그리고 소장님 얘가 오늘 좀 그렇네요.
원래 그런얘는 아닌데, 조금 참으세요." 중간에서 팀장님 타이르듯 나를 말리려한다.
"야 너! 가. 저 자식 보내소. 저 자식 있으면 오늘 그냥 집에 가버리세요."
현장 소장은 나에게 달려들듯 다가오자 팀장은 현장소장을 붙잡고, 팀장님은 계속 미안하단
말을 되뇌인다.
" 그래 간다 가. 그래도 오늘 반품은 줘야 할꺼요. 안주면 고소 할라니까 그리 아소.
팀장님 저 갑니다."
"완현아 조금 참아라. 저기 좀 가있어 봐봐. 소장님 저랑 얘기 하시죠. 저 애는 어려서
잘몰라요."
팀장님은 소장을 껴안은채로 현장 사무실로 들어가고,
나는 팀장님의 차에서 옷을 챙겨 입고 기다린다. 잠시 후 수심이 그득한 얼굴로
팀장님은 말한다.
" 너 왜그랬냐?"
" 저 사람이 나를 무시 하잖아요. 순간 열받아서 나도 모르게 그랬습니다."
나는 기다리는동안 화가 누그러져 침착하게 말한다.
" 정말 갈꺼냐?"
" 그냥 갈랍니다. 어차피 해도 저 아저씨가 어떤 딴지 걸지도 모르고, 괜히 형님들에게
피해만 가죠. 죄송합니다 형님"
" 니가 가버리면 우리는 힘들지. 그렇다고 안 가도 마찬가지겠지."
한숨 쉬듯 팀장님은 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앞을 보며 얘기를 이어 간다.
" 그래도, 니 조금 오버 한거 같다야. 소장은 나한테 말하는데, 너가 끼어들어선 안되는거야"
" 예 알겠습니다. 형님 다신 그러지 않겠습니다. 오늘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
나는 쓸쓸히 짐가방을 들고 점심시간 퇴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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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은 짐작 했을지 모르지만, 줄 쳐져 있는 부분은 가상으로 만든 부분이다.
나는 현장소장이 한말에 꿀먹은 벙어리로 그저 말을 먹었고, 소장은 팀장님에게 어린아이 꾸짖듯
몇마디 하고는 빨리 밥먹으로 가라고 재촉했다.
나는 화가 났다. 너무 화가 나서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 조차 기억 나지 않는다. 소화불량 안걸린게 다행이다. 일은 무사히 마쳐 졌고, 나는 부글 부글 끓는 냄비를 속에 품고 집에 왔다.
그러나 나는 어딘가 풀고 싶었다. 화풀이 상대가 필요했다.
옛날 같으면 그저 삭혔을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홧병이 되어 나에게 우울증으로 다가 왔겠지.
나는 이제 글로써, 픽션으로 화풀이를 할까 한다.
나의 세상에서 나는 화를 내고 상대와 싸우고, 대들고 할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반성을 할것이다.
글쟁이는 그래서 좋은것 같다. 누구에게 피해 입히지 않고 화풀이를 할수 있으니까 ㅎㅎㅎ
왠지 통쾌하고 소화되는 기분이 든다.
맘에 든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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