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라는 것은 쉽게 변할 수 있는 성질의 모습이다.
분위기에 따라, 상대에 따라, 또 그날의 기분에 따라 어떻게든 변할 수 있는 게 이미지인 것이다.
따라서 굳이, 정형화된 이미지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
고정된 자기만의 이미지가 있다면... 글쎄, 나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상당히 피곤하고 귀찮을 것이다.
항상 자신의 이미지를 깨지 않도록 신경써야하고,
때론 가장된 행동도 서슴지 않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늘 같은 모습으로 있는 다고 생각해 보라.
따분하고 지루해서 한시도 보고 있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느낄 때는, 어떠한 사람이 자신의 이미지를 깨고 의외의 모습을 보일 찰나이다.
'어?'하고 탄성을 지어내게 하는 그들의 예상치 못한 모습에서, 나는 인간미마저 느끼게 된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색깔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그 색깔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게 인간의 마음이니까...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서는 어김없이 고정된 그들만의 정형화된 모습들이 있다.
하지만 난 그 모습이 그들의 전부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 모습은 그들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나름대로 연출한 이미지 이상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정형화되었다고 생각되는 모습들이 진정 그들의 솔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라는 말이다.
그들이 보이는 정형화된 모습도 따지고 보면 이미지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 부분을 보고 실망을 하는 사람도, 감탄을 지어내는 사람도 있는 거겠지.
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은, 그러한 순간의 이미지로 결정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것일게다.
나를 만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은
특이하고 엉뚱한 생각이나, 돌발적이면서도 툭툭 내뱉는 듯한 어투에서 호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나는 그렇게 감정적이지도 않고, 그렇게 적극적이고 활달하지도 않고, 누구에게나 쉽게 호감을 살만큼 편한 인상을 주지 않는대도
사람들은 빙긋이 미소를 짓곤 한다.
아마도 내가 지니고 있는 '의외성, 돌발성'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내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고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 그런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한 부분만을 보던 그들이라면, 더욱더...
하지만 이미지라는 것이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 고유의 색깔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알았던 그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고 보면, 상대를 평가하고 판단할 절대적인 기준이란 것은 어디에도 없는 듯 하다.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첫 인상이라는 것도 예외일수는 없는 것.
그런데, 극히 일부분일 수밖에 없는 첫인상(=첫 이미지)을 보고,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인 듯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들은 심한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마치 자신이 대단한 존재이기라도 한양, '나의 기준에 맞는 인간만을 인정한다'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 기준도 될 수 없는 이미지만을 보고, 판단해 버리는 사람들에게 진실이 보일 리가 없다. 그들이 과연 알기나 할까?
고정된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고정관념'에 싸여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