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힘을 잃어가는 가을이 변함없이 내게 찾아왔다..
거리의 가로수들이 조금씩 자신을 감추고 있다...
나뭇잎들이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난..그 죽어가는 나뭇잎들을 보며 아름답구나..하고 말한다...
아름답다고....죽어가는 그들을 보며 아름답다고...
문득, 아름답다 말하는 내가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져...놀라고 말았다.
초록의 옷을 조금씩 벗어버리는 그 나뭇잎들...자신의 생을 그렇게 마감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아직 살아있는 내가 그들의 죽음을 아름답다 말하고 있었다.
사람이란 이렇게 이기적일수 밖에 없는 것인가...한숨이 새어나왔다.
죽음을 두려워했던 내가 죽음을 바라보며 아름답다 말하다니...
곧, 그 나뭇잎들은 추락할 것이고, 땅에 나뒹구는 그들을 난 발로 밟으며
인생을...사랑을..이별과 만남을 이야기 하겠지....
죽어 나뒹구는 그들을 밟으면서....
나의 가식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힘들다...괴롭다...슬프다....말하며, 죽는다는것은 두려워하는 내가...
아무말 없이 죽어가는 그 나뭇잎들을 통해 위안을 받고 마는...나의 잔인함...
차마, 내 안에 있는 아픔들은 드러내지 못하고 매번 고개를 숙이고 마는
나의 연약함으로 인해...나 대신 그들이 죽는것은 아닌지....
가을이다...
다시 그렇게 나의 연약함속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잊어야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하는 가을이다...
언제나 나의 슬픔은 그렇게 나 혼자로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