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가꾸며 사는 사람보다
꿈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입니다.
희미한 필름 속에 담아 기억하는 것조차
귀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의 사회 전면에 짙게 깔려 있습니다.
온 거리는 사람들의 물결로 붐비고
분주한 퇴근 길 지하철 안은 서야 할 자리마저 없고
일요일 명동거리는 사치의 물결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밤이슬에 젖는 이태원은 새벽안개 속에서
희미한 그 모양을 사회란 옷걸이에 걸고 있습니다.
어둡고 침울한 곳에서 또 하나의 주름으로
온종일 하루 생계를 걱정하는 이들은
거친 손마디가 시리도록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습니다.
내 아버지와 네 어머니가 살아온 날들은
우리 세대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과는 다릅니다.
생활방식, 가치관, 사고 자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는 '세대차이', '구시대'라는 가장 간단명료한 단어로
모든 문제를 막아서고 있습니다.
단절된 대화.
거실 소파에 앉아 아버지는 신문을 들춰보시고
어머니는 전화기를 붙들고 여기저기 전화를 바쁘게 거시고
아이들은 텔레비전에 온통 신경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진정 그 가정이 화기애애한 가정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앞 세대가 어릴 적 막연히 동경해오던 기억들은 무엇이었을까요.
호롱불 밑에서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시고
아버지는 윗목에 앉아 새끼줄을 꼬시고
어리아이들은 바느질하시는 어머니의 어깨를
주무르는 모습 속에 은은히 피어나는 향내음 그런 것이었습니다.
앞에서 아버지는 리어카를 끌고
뒤에서 아들은 밀어 주며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사이로
부자간에 나누는 따뜻한 대화와 격려의 미소는
풋풋한 사과 냄새처럼 상큼한 그리움이 되어 젖어듭니다.
꿈이 있기에 그들은 현실을 최선아란 땀과 인내로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일이 존재하기에 그들은 꿈과 희망을
순수하고 맑은 정화수가 되어 비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하루를 여는 아침.
유리창으로 화사하게 쏟아져 내리는 태양을 향해
떳떳할 수 있는 것 또한 굼과 내일이란 약속이 있기에
어둠이 아닌 밝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주어진 환경이 지금 당장은 침울하고 가난할지라도
소박한 꿈과 소담스러운 내일과 정다운 눈길이 있기에
우리의 내일은 어둡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생활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미워하기보다는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곧은 마음 자세와 바른 마음가짐으로
우리는 세상 제일의 부자보다 더 값진 보배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제각기 다른 얼굴로 서로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다를지라도
한 핏줄 한 겨레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하나가 되어 마주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