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청소를 하며 찾은 나의 옛 보물1호를 볼 때, 책장을 넘기며 없어졌었던 가장 좋아했던 가수의 1집을 찾을 때 , 기쁜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기억력에 한탄을 느끼게 된다. 또 내가 좋아하던 초등학교 추억들을 잊어버리게 하는 기억력에 슬픔도 느끼기도 된다. 우린 이런 기억의 불완전한 상태 특성을 망각이라고 한다. 망각은 소중한 것을 잊게 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지워버린다. 나는 망각을 생각할 때마다 한편으로는 서글퍼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망각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근래에 들어 ‘세상의 끝의 여자친구’라는 한권의 책을 봄으로써 망각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내가 ‘세상의 끝의 여자친구’에서 관심을 갖게 된 구문은 한 사진가의 말에서이다. 그 사진가는 리얼리티를 설명하며 망각이라는 것에 대한 붕괴와 그 존재에 대해 설명하였다. 구문의 내용은 이렇다. ‘인간에게 망각은 불완전한 기능입니다. 완전히 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불완전해졌습니다. 저는 많은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것을 망각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습니다.’ 이 구문은 어찌 보면 모순될 수 있지만, 우리는 논리적 말속의 모순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아야 하기에, 그리고 할 수 있기에, 나는 내가 생각하는 망각의 본질과 망각의 붕괴에 찾을 수 있었다. 나에게도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도 망각이란 사람들을 불완전하게 만들고 사람의 내면적 소중한 가치에 대한 기억을 파괴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가는 망각의 붕괴를 위해 더 많은 것을 망각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무슨 의미로 받아져할까? 사진가는 사진을 찍음으로써 더 많은 망각을 한다. 즉 불완전한 가치를 버리는 행위, 더 많은 것을 망각함으로써, 사진가는 더 완전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 구문의 의미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망각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더 많은 망각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모든 매 순간순간을 즐기고, 나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고, 나의 옆에 있는 것들을 소중히 할 때에 우리는 진정으로 더 많은 망각을 하며 완전해 질 수 있는 것이다. 망각을 하는 행위는 그냥 무의미하게 시간을 느끼며 시간에 기억을 버리는 행위와, 매 시간을 소중히 하며 망각함으로써 망각자체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 글을 끝맺지는 시점에서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둘 중 어떻게 망각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