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다.
세상은 이미 기지개를 편지 오래전이다. 난 항상 같은 시간에 두 팔과 두 다리를 쭈욱 펴고 침대에서 기어나온다. 오늘도 해가 떳구나하는 중압감을 뒤로하고 잠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몸속의 찌꺼리를 뱉어놓는다. 언제나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조금 흐뜨러진다하여도 하늘이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누군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압박받는 것도 아닌데, 나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듯이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한다.
아내는 아직도 침대에서 자고 있다. 두 눈을 비비며 부시시하게 일어날려면 아직도 1시간정도의 시간이 더 흘러야한다. 그래서 아내는 항상 아침기운을 맘껏 들어마신 생기발랄한 나의 모습만을 본다. 아내가 일어나기 전에 나는 해야할 일 많다.
TV를 켠다. 항상 같은 사람이 나와 어젯밤에 일어났던 뉴스를 전한다. 볼륨을 높혀놓고서 쌀을 씻기 시작한다. 두세번 물로 행구어낸 후에 밥솥에 넣고 코드를 꼽으면 끝이다. 그리고 나의 도시락통을 꺼낸다. 간단한 마른반찬을 담고나서 또하나의 반찬통을 옆에 놓는다. 그리고 찌게를 할까?, 국을 끊일까?, 아니면 간단하게 후레이크를 먹을까?, 토스트를 먹을까 고민한다.
아내가 일어났다. '자기 벌써 일어났어?' 언제나 같은 멘트이다. '내가 할께. 자기 빨리 씻어?' 이또한 언제나 같은 멘트이다. 그러면 나는 언제나 같은 말로 대답한다. '너 먼저 씻어. 화장할려면 시간걸리잖어.' 그러면 아내는 세안을 하고 화장을 시작한다. 아내의 화장이 끝날때쯤이면 나의 아침식사 준비는 거의 마무리가 되어간다. 밥이든 후레이크든 토스트든간에...
'자기야!, 나 다 했어. 빨리 자기 씻어' 아내가 주방에 있는 나에게 말한다. 이제는 내가 씻어야 할 차례이다. 난 5분이면 모든 것이 끝난다. 머리감고 세수하고 면도한 후에 스킨을 바른다. 와이셔츠를 갈아입고 넥타이를 맨다. 넥타이를 맬때쯤이 아내는 주방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나에게 달려온다. 그리고 매어놓은 넥타이를 보고서 다른 넥타이를 건넨다. 난 아무거라도 상관없다고 해도 아내는 막무가내다.
내가 가져갈 도시락반찬의 하나인 김치를 아내는 담는다. 다른것은 몰라도 도시락 김치반찬만은 아내가 꼭 챙겨준다. 그 일이 끝나고 나면 둘이 마주보고 앉아 기도를 하고 내가 준비한 아침식사를 한다.
출근준비가 모두 끝났다. 처음에는 아침식사 준비를 아내가 도맡아 했었다. 후레이크나 토스트가 아침식사로 나온 적은 없었다. 언제나 따뜻한 밥과 국이었다. 그러나 아내가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내는 아침밥을 정성스레 준비했고 나의 도시락을 챙겼다. 분주한 아내의 아침을 조금이나마 여유롭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생각해낸것이 아침밥하기였다. 처음엔 근처에도 못오게하더니 지금은 고맙단다.
맨날 밥하고 찌게하고 국끊이는 것이 귀찮아서 후레이크를 도입했고 토스트를 생각해냈다. 아내였다면 상상도 못할 식단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는 그렇게 분업화된 아침을 맞이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똑같은 아침을 말이다. 아마도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어야 새로운 아침이 눈을 뜰성 싶다.
내일은 아침밥을 안해도 되는 주일이다. 신난다.